[현장 6·4 지방선거 (15·끝) 서울시장] 박원순 후보는… 하루종일 강북지역 돌며 스킨십 선거전

입력 2014-05-26 02:13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25일 오전 7시45분 서울 도봉산에서 등산객을 만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됐다. 선거 지원에 나선 새정치연합 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도 눈에 띄었다. 편안한 옷차림을 한 박 후보와 두 공동대표는 등산객들에게 어디에 사는지, 등산을 좋아하는지 등을 물으며 인사했다. 등산로의 상인들과도 일일이 악수하면서 지지를 부탁했다.

자신의 직업을 수의사라고 밝힌 한 남성은 “수의사 모임에서 박 후보의 일정까지 확인하고 찾아왔다”며 미리 준비해 온 두 권의 책을 꺼내 안 대표와 박 후보 사인을 받아갔다. 또 다른 등산객은 “어제 도봉산에 왔는데, 홈페이지에서 일정을 확인한 다음 오늘 또 오게 됐다”면서 박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기도 했다. 등산로에서 등산용품을 판매하는 김서진(58)씨는 “역대 어느 시장보다 청렴하신 분으로 알고 있다”며 “직접 뵈니까 소탈하고 서민적이어서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인삼 음료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인삼 한 뿌리 들고 가시라”며 박 후보의 손을 잡아끌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어 오전 10시 지하철 4호선 창동역 앞 광장에서 인근 지역을 연계한 ‘아시아 지식기반 허브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80여명의 시민이 모인 현장에서 박 후보는 “(서울 내) 강남북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가장 상징적인 해법은 노원 도봉 성북 강북 4개 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이라며 적극적인 창업 지원과 관내 대학 자원 활용, KTX 노선 강북지역 확장 등을 약속했다.

방학로 도깨비시장에서도 박 후보는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하며 시민들에게 다가갔다. 바쁘게 걸음을 옮기다가도 뒤에서 지지자들이 자신을 부르면 되돌아가 함께 사진을 찍고 단 몇 마디라도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들에게는 무릎을 꿇고 시선을 맞추며 “(당선 되면) 시장실에 꼭 놀러오너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선거운동은 작더라도 시민들의 요구와 어려움을 들어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부드러운 미소로 현장을 찾아다니던 박 후보가 오후 2시에는 비장한 각오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종로구 소재 선거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무리 험한 정치판이라 해도 넘지 말아야 할 금도가 있다”며 “정치인 가족이라고 해서 근거 없이 고통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근거 없는 음해와 흑색선전으로부터 제 가족을 지키는 것은 시장 후보에 앞서 가장으로서의 의무”라며 “흑색선전 당사자와 유포자에게 가능한 모든 법적·정치적·사회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후보의 얼굴은 평소와 달리 굳어 있었다. 전날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 측 대변인이 박 후보 부인의 출국설(說)을 거론한 데 대한 반격이었다. 무책임한 네거티브 공세에 가만있지 않겠다는 경고였다.

그러나 박 후보는 기자회견장을 벗어나자 이내 여유 있는 웃음을 되찾았다. 망설임 없이 시민에게 다가가 손을 잡았고 스스럼없이 어린 아이를 끌어안고 장난치는 등 자연스러운 스킨십에 나섰다.

오후 들어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박 후보는 지하철 4호선 수유역 지하상가에서 선거운동을 펼쳤다. 또 수유시장, 성북구 복합미디어지원센터 예정 부지, 길음시장 등을 돌며 같은 당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들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다. 박 후보는 “시장을 해보니 구청장이 중요하더라”면서 “구청장의 협조가 안 되면 반쪽 밖에 안 된다. 우리 당 구청장과 시·구의원 후보 모두 당선되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오후 7시 서울 성북구 장위전통시장 유세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