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교육감 선거-(1) 서울] 고승덕·문용린·조희연 후보 3파전 예상
입력 2014-05-26 03:01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을 뽑는 선거가 오는 6월 4일 전국동시지방선거일에 함께 치러진다. 교육감 선거는 자치단체장 선거에 비해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다소 밀려나 있지만 국가백년지대계인 학교교육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수장(首長)을 뽑는 중요한 선거다. 교육감은 유치원과 초·중등 교육, 평생교육을 관장하는 지방교육의 최고 책임자다. 교육예산을 편성·집행하고 공립학교 교원들에 대한 인사권도 행사한다.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 출마자들의 면면과 공약, 선거 전망 등을 지역별로 나눠 연재한다.
4명이 후보 등록을 한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고승덕(56) 문용린(66) 후보가 앞서가는 가운데 조희연(57) 이상면(68) 후보가 쫓고 있는 양상이다. 일반적으로는 고 후보와 문 후보, 조 후보의 삼파전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다소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후보와 조 후보는 각각 보수와 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로 조명 받고 있고, 고 후보는 압도적인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운동 돌입 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고 후보가 줄곧 1위였다. ‘고시 3관왕’으로 익히 알려진 고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가장 친숙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고 후보는 “서울 교육의 현안은 학자보다는 법률·정책 전문가가 더 잘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부분을 내세우고 있다. 문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얘기다. 조 후보와의 보혁 대결에 대해서도 고 후보 측은 “교육은 정치중립적이어야 하는데 조 후보는 진영논리에 빠져 시민들에게 동의받기 어려운 정책들이 꽤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여론조사에서 2위권이었던 문 후보 측은 “미래를 위한 선거가 인기투표처럼 비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자칫 인지도에 의존한 투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적지 않은 눈치다. 하지만 “학교교육은 학원교육과 다르다는 점을 유권자들이 인식하고 선택하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후보를 학교교육 전문가로, 고 후보는 학원교육에 적합한 인물로 비유한 것이다. 조 후보를 겨냥해선 “조 후보가 당선되면 보혁 구도가 부각되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끌어안기 어려워진다”고 했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뒤처진 데 대해 조 후보 측은 “현장(성공회대)에서 뒹군 선생님으로, 참여연대를 만들고 학벌주의 철폐운동에 참여해온 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 애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진영 단일 후보임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문 후보를 겨냥해선 시·도 교육청 청렴도 조사 결과 서울시교육청이 꼴찌였다며 “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날을 세웠다. 고 후보에 대해선 “새누리당에서 입지가 흔들리니까 출마한 것”이라며 “‘증권 조언자’는 교육 수장에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세 후보 공히 안전교육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자사고와 혁신학교 문제에 대해선 입장차가 드러나고 있다. 고 후보는 자사고와 혁신학교의 장점을 계승한 ‘서울형 새학교 모델’을 제시했고, 문 후보는 자사고를 유지하되 학교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지도 감독하겠다고 공약했다. 조 후보는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며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하고 혁신학교는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