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슬립’, 터키에 두 번째 황금종려상 안겼다… 제67회 칸국제영화제 막내려
입력 2014-05-26 02:43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예는 터키 영화 ‘윈터 슬립(Winter Sleep)’이 안았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7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터키의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의 ‘윈터 슬립’이 최고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고 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윈터 슬립’은 터키 아나톨리아의 산간 지역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중년 남성과 그의 가족,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상영시간이 3시간16분이나 되는 이 영화는 속물근성의 중년 남성이 부부 사이에 위기가 닥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여정을 그려나간다. 삶과 죽음, 선과 악, 자연과 예술 등 철학적 주제를 잘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뉴질랜드 출신 제인 캠피온 감독은 “거장답고(masterful) 냉정한(ruthless) 영화”라고 격찬했다.
세일란 감독은 “터키 영화 100주년이 되는 올해 상을 받아 기쁘다. 이 상을 지난해 (반정부 시위 때) 목숨을 잃은, 특히 터키의 젊은이들에게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터키 출신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건 1982년 일마즈 귀니 감독의 ‘욜’에 이어 두 번째.
2위작인 심사위원대상은 여성 감독인 이탈리아 알리스 로르바흐의 ‘더 원더스(The Wonders)’에 주어졌다. 로르바흐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여우주연상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맵스 투 더 스타스(Maps to the Stars)’에서 열연한 미국 배우 줄리앤 무어가 받았다. 할리우드를 풍자한 이 영화에서 무어는 야망에 찬 여배우 역할을 코믹하게 표현했다. 남우주연상은 마이크 리 감독의 ‘미스터 터너(Mr. Turner)’에서 19세기 영국 화가 윌리엄 터너를 연기한 영국 배우 티모시 스폴에게 돌아갔다.
감독상은 ‘폭스캐처(Foxcatcher)’를 연출한 미국의 베넷 밀러 감독이, 황금카메라상은 프랑스 마리 아마슈켈리 감독의 ‘파티 걸(Party Girl)’이 각각 수상했다.
한국 작품으로는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고 권현주 감독의 ‘숨’은 학생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진출했으나 상을 타지는 못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