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 집중화센터 및 암병원] (1)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센터
입력 2014-05-26 02:57
조기 위장관 암환자들 흉터 없이 내시경 수술
많은 사람들이 고려대 안산병원이라고 하면 세월호 침몰 사고로 다치거나 사망한 단원고 학생들을 돌보느라 이목이 집중된 곳 정도로 기억한다. 그러나 고려대 안산병원의 진짜 핵심은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최신 의술을 익힌 의료진과 환자 중심 개인 맞춤의료 및 원스톱 진료 서비스로 지역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외상 및 응급의료센터 외에도 소화기내시경을 이용한 정밀진단 및 정확한 치료를 주무기로 삼고 있는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센터(이하 소화기센터)를 소개한다.
◇수술 없이 치료! 내시경점막하박리술=소화기센터에선 조기 위장관 암의 경우 개복수술 대신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을 이용해 흉터 하나 남기지 않고 치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시술은 환자의 배를 가르지 않고 입을 통해 위속으로 삽입한 내시경만으로 암 조직을 분리,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특히 만성질환자나 노인 등 전신마취 상태에서 개복수술을 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유용하다. 수술 후 환자들의 회복 속도가 빠르며 만족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소화기센터 내시경실장 구자설 교수는 “이 시술을 하려면 위장관 속 점막하층, 근육층, 림프절이나 주변 장기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초음파내시경 시스템 운용능력이 필수적이다. 우리 팀은 시술 경험이 많은 의료진을 충분히 확보해 다른 어떤 병원보다 정확한 시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좁고 굽은 소장도 전문검사로 정밀하게 진단=소장은 위장관과는 달리 좁고 길며 구불구불하다. 따라서 일반 내시경 검사가 불가능하다. ‘이중풍선 소장내시경’과 ‘캡슐내시경’을 갖춰야 검사할 수 있다.
소화기센터는 이들 소장 검사용 특수 내시경 장비도 두루 갖췄다. 두 개의 풍선을 이용해 좁은 소장의 내강을 확장시킨 다음 내시경을 삽입해 검사하는 이중풍선 소장내시경은 여간 경험이 많지 않으면 시술이 힘든 고난도의 의료기기다.
소장내시경 검사는 위나 대장 내시경으로 원인불명의 반복적인 출혈이 있는 경우나 만성 복통, 설사, 염증성 질환, 소장암 등이 의심될 때 필요하다.
캡슐내시경은 캡슐이 소화기관을 지나 대변으로 자연 배출 될 때까지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전송해 소장 내 이상 유무를 검사하는 방법이다. 일반내시경을 받기 어려운 소아와 노인들에게 적합하다.
◇췌장암, 담도암도 내시경적 치료 가능=치명적인 췌장암과 담도암의 제거 및 치료에도 내시경 시술이 활발하게 이용된다. 소화기센터는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을 통해 췌·담도계 질환들을 신속하게 선별, 적절한 처방을 내려 환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ERCP는 십이지장과 간을 이어주는 담도에 가느다란 도관(導管)을 삽입해 담도 및 췌장 내부를 살펴보는 특수검사다. 담석, 담도암, 만성 췌장염 등을 가려내는 것은 물론 담석을 제거하고 염증을 걷어내며 췌장암과 담도암 제거까지 폭넓게 쓰인다.
소화기센터는 이밖에 내시경 초음파도 췌장과 담도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병원 소화기내과 현종진 교수는 “췌장암과 담도암은 초기에 발견하기 쉽지 않아 꽤 진행된 다음에야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단순한 복통이나 소화불량도 소홀히 여기지 말고 주의 깊게 살펴 조기에 정확한 원인을 가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