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돼지우리에서 만난 하나님

입력 2014-05-26 02:20


누가복음 15장 11∼16절

사람이 살다 보면 인생 막장에 이를 때가 있습니다. 탕자의 비유에서 둘째 아들이 인생의 막장까지 다녀오는데 그곳은 어디입니까. 돼지우리입니다. 예수님은 하필이면 왜 돼지우리를 비유로 들었을까요.

“그를 들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는데 그가 돼지 먹는 쥐엄 열매로 배를 채우고자 하되 주는 자가 없는지라.”(눅 15:15∼16) 먼저 하나님은 둘째 아들이 돼지우리에 들어갔을 때도 함께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돼지우리에 함께 들어가셨고, 돼지의 더러운 배설물이 묻은 아들을 품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보도록 그의 눈과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이는 그를 치유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은 어떻게 치유하실까요. 첫째, 격리하십니다. 둘째 아들은 술과 여자, 도박으로 하나님을 바라보기는커녕 자신을 돌아볼 겨를도 없었습니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만나려는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이렇게 살다 보면 마음이 황폐해지고 영혼이 고갈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둘째 아들을 격리하십니다. 거지 신세가 된 사람을, 불결하고 냄새나며 멀리 떨어진 돼지우리까지 무엇이 좋아서 찾아오겠습니까. 둘째, 깨닫게 하십니다. 꿀꿀거리는 돼지들을 보고 만지면서 인생이 무엇인가를 느끼고 알게 됐습니다. 추악하고 더러운 곳에 사는 돼지 같은 인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니 돼지만도 못한 인생임을 발견합니다. 셋째, 생각나게 하십니다. 아버지 품에 있을 때 잔소리 같이 들리던 훈계가 듣고 싶어집니다. 맛이 없어 뱉어 버리고 싶었던 식사가 생각나 침이 돌고 먹고 싶어집니다. 가족과 함께 지내던 그때, 자신에게 최고의 사랑과 행복이 주어졌음을 몰랐습니다. 그때로 돌이킬 수만 있다면 사랑이 넘치는 행복한 날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자녀를 치유하시는 일이라면 불 속에도 들어가고 불결한 거름 더미에도 들어가고자 하십니다. 어디든 달려가서 다시 살리고 치유하기 원하십니다. 예수님은 더럽고 추악한 인간의 삶을 구원하기 위해 2000년 전 냄새나고 불결한 말구유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찾아오셔서 치유하십니다. 치유를 원하십니까. 자신을 낮추고 돌아봐야 합니다. 사람들은 거만하고 높은 마음을 갖고도 치유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치유될 수 없습니다. 둘째 아들이 돼지우리 안에 들어간 것은 낮아진 것입니다. 그때부터 치유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스스로 자신을 낮추면 하나님이 높여 주십니다. 하나님의 치유는 가장 낮은 자리, 가장 더러운 곳에서 시작합니다. 돼지우리에서 복된 둘째 아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향락에 빠지게 했던 주변인물을 정리하고 더 이상 유혹하거나 불러내는 사람이 없습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돼 가족의 소중함과 아버지 품을 생각하면서 안정을 찾기 시작합니다. 돼지우리에 들어가게 하신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에 감사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인생의 방향을 분명하게 정했습니다.

인생의 바닥인 것 같습니까. 포기하지 마십시오. 낙심하지 마십시오. 치유의 하나님께서 바닥까지 함께 내려가십니다. 그곳에서 막아주시고 깨닫게 하시고 생각나게 하십니다. 그리고 바닥까지 내려간 인생의 상한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고 치유해주십니다.

남근형 목사(인천 푸른사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