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밟았다지만…” ‘용팔이’ 김용남씨 목사 안수 찬반 논란
입력 2014-05-25 15:50 수정 2014-05-25 15:51
정치깡패 출신인 ‘용팔이’ 김용남(63)씨가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 상암로 성도순복음교회(박성배 목사)에서 목사 안수식을 갖고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총회장 함동근 목사) 서울남부지방회 소속 목사가 됐다. 김씨는 서울 강남에서 조만간 개척 목회에 나설 계획이지만 교계에서는 김씨의 목사 안수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거세다.
김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가 (믿음으로) 변화되면 모든 게 변화된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하성 총회에 따르면 김씨는 서울 사당동에 있는 기하성총회 신학교 및 총회신학대학원을 마치고, 필기와 논문, 설교 테스트, 면접 등으로 구성된 목사고시를 올해 초 통과했다. 지난 19일 충북 청원 진주초대교회에서 열린 제63차 기하성 총회에서 목사안수 인준을 받았다.
총회 관계자는 “목사안수에 필요한 서류와 행정절차 등에서 특별한 하자나 절차상 위반을 찾지 못했다”면서 “김씨가 목회자로서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함께 관심을 갖고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1987년 4월, 이른바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사건’에서 100여명의 깡패들을 이끌었던 폭력조직의 두목이었다. 교도소 복역을 마치고 2002년 주위의 권유로 교회에 나가게 된 그는 기하성 총회의 한 목회자로부터 1년여 성경공부를 지도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몸에 기름을 끼얹고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했다가 방화예비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교계에서는 ‘불법행위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자에 대한 목사 안수가 바람직하느냐’ ‘목사 안수자에 대한 검증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반면 ‘목회자로 새 인생을 출발하는데 응원해주자’ ‘과거의 삶을 잣대로 판단해선 안 된다’며 김씨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