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억짜리 ‘북한정보포털’ 정보는커녕 혼란만 가중

입력 2014-05-24 02:13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의 권력서열은 교체가 하도 잦아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어지럽다. 그러나 북한의 권력지형을 살펴볼 요량으로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통일부의 ‘북한정보포털’ 홈페이지를 찾았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최신 정보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서다.

홈페이지의 북한권력기구도에는 노동당의 주요 직책과 고위 간부들이 열거돼 있다. 당 최고의사결정기구라 할 수 있는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에 지난해 4월 내각 총리에서 해임된 최영림이 직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지난해 북한 군부서열 2위 총참모장에서 해임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에서 해임된 김격식도 여전히 정치국 후보위원 직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숙청된 장성택 측근으로, 지난달 해임이 확인된 문경덕 전 평양시당 책임비서도 당중앙위 비서직을 달고 있다.

당중앙위 주요 직책은 당·정·군 현역 주요 간부들로 배치하는 만큼 해임된 인물이 당중앙위 직책을 계속 맡고 있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혼란만 주고 있는 셈이다. 통일부는 ‘북한정보포털’에 27억4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전날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주최 ‘김정은 시대 북한의 권력구조’ 강연에서 ‘북한정보포털’의 부정확한 정보를 지적하며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북한의 발표 자료만 전달할 게 아니라 정세를 최대한 분석해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23일 “조만간 최신 정보를 반영하고 상세 설명을 첨부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세계 각국의 정세와 현황을 전달해야 할 외교부 홈페이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국가 및 지역 정보’ 코너는 5년 전 자료까지 올라와 있다. 최근 동부지역 분리 문제로 국제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세 분석은 2008년 11월 이후 갱신되지 않았다.

요즘 대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세르비아도 2009년 9월 게시된 ‘대통령 특사 세르비아 파견’이 마지막 근황 자료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