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후반기 의장 후보에 정의화… 새누리 비주류와 초·재선 ‘반란’
입력 2014-05-24 02:08
새누리당 정의화 의원이 19대 국회 후반기 2년간 입법부를 이끌 국회의장 후보로 23일 선출됐다.
당내 비주류인 정 의원은 친박(친박근혜) 주류의 물밑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황우여 의원을 두 배나 넘는 큰 표차로 따돌렸다.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후보자 선출 투표에서 정 의원은 147표 가운데 101표를 얻었다. 황 의원은 46표에 그쳤다.
국회의장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를 실시, 과반 찬성으로 뽑힌다. 다수당 의원이 단독 후보로 출마하는 관행이 있는 만큼 정 의원이 차기 국회의장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정 의원 측도 예상치 못한 대승을 놓고 당내 안팎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친이(친이명박)계를 비롯한 비주류 측과 초·재선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했다는 게 중론이다. 2012년 국회선진화법 통과를 주도한 황 의원에 대한 불만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를 지낸 뒤 국회의장에까지 도전하는 황 의원을 견제하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말도 나온다. 당 대표 시절 황 의원은 지나치게 청와대에 끌려 다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당내 온건파로 꼽히는 정 의원의 원만한 성향도 ‘비주류의 반란’을 일으킨 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정 의원의 압승은 향후 당청 관계뿐 아니라 차기 당권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앞서 6·4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친박계 후보들이 잇달아 쓴맛을 본 데 이어 정 의원이 당선되면서 비주류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 의원은 19대 국회 전반기 의장 선거에서 친박 주류인 강창희 국회의장에게 패한 뒤 두 번째 도전 끝에 의장 후보에 올랐다. 부산대 의대를 나온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으로 15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 19대까지 내리 다섯 차례 당선됐다. 국회 부의장, 국회 재정경제위원장, 당 세종시특별위원장, 원내 수석부총무 등을 지냈다.
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새 대한민국 건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의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보완할 게 있으면 직접 전화를 드리거나 찾아뵙고 말씀을 드릴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여당 몫 국회 부의장 후보에는 4선의 정갑윤 의원이 송광호, 심재철 의원을 따돌리고 선출됐다. 정 의원은 2002년 울산 중구에서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에 입성, 19대 국회까지 내리 당선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울산시당위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 당 상임전국위원을 맡고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