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동물 번식의 요람 에버랜드] 송영관 영장류 사육사 “자식같은 동물들이 새끼 낳을때 큰 보람”

입력 2014-05-24 02:51


“동물원 사육사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저를 어미처럼 따르는 동물들이 자신의 짝을 찾아 새끼를 낳을 때입니다.”

에버랜드에서 영장류 사육을 담당하는 송영관(36·사진) 사육사는 최근 황금원숭이의 4번째 새끼가 태어나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학 시절 관광관련 학과를 다녔던 송씨는 동물이 좋아 에버랜드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이 인연이 돼 학교도 그만두고 곧바로 사육사의 길을 걸었다. 올해 사육사 9년차를 맞는 그는 이 직업을 천직으로 여긴다. 송 사육사는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이 새끼를 낳는다는 것은 그 동물이 이곳을 진정한 보금자리로 인식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며 자신을 보살펴 주는 사육사를 믿는다는 뜻”이라며 “어미와 새끼가 함께 있는 특별한 모습을 동물원을 찾는 손님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사육사로서도 큰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황금원숭이처럼 다른 장소에서 태어나 에버랜드로 온 동물들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사육사들은 더 신경 써서 동물들을 돌본다. 송 사육사는 “에버랜드의 수의사들과 함께 황금원숭이의 피부나 배설물을 검사해 작은 문제도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면서 “번식을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가장 중요한데 이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개체 간 사이가 나빠질 때는 따로 분리시켜 서로 불편해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황금원숭이들이 고향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좋아하는 떡갈나무 잎은 중국에서 공수해 제공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황금원숭이는 2010년에 처음 출산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 4일 네 번째 새끼까지 낳는 경사를 맞이했다.

송 사육사는 지난 4월부터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와 함께 ‘황금원숭이 행동 및 음성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에버랜드에서 더 많은 황금원숭이 2세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에버랜드에서 황금원숭이 가족들을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면 조그마한 힘이나마 양국의 우호관계에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먼 타국인 한국에서도 잘 적응하고 멋진 가족을 이뤄준 황금원숭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