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서울·경기 후보 트위터 르포] 세월호 여파로 ‘조용한 선거’ 재치있게…
입력 2014-05-23 02:23
6·4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2일 유세차 로고송 율동이 줄어든 빈자리는 트위터가 메웠다. 세월호 여파로 조용한 선거가 강조되고 있지만 트위터는 그나마 후보들에게 재치있게 뛸 공간을 제공했다. 스마트폰 보급률 전 세계 1위라는 위상에 걸맞게 한국 선거판의 트위터 중심 모바일 선거 전략도 꾸준히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오전 1시 “아∼아∼ 서울시장 후보 박원순입니다. 시작합니다”라는 트윗으로 선거운동 개시를 선언했다(위 사진). 마치 시골 이장이 동네 방송 마이크를 잡은 것처럼 말문을 열었는데, 이유는 박 후보가 고성능 앰프를 단 유세차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 글에는 지하철 방독면을 점검하는 사진이 첨부됐다. 지방선거 후보들 공약의 공통 키워드인 ‘안전’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도 오전 11시47분부터 시민들과 만나는 사진들을 트위터에 올리기 시작했다. 안전모를 쓰고 지하철 선로를 청소하는 모습과 함께 외국인과 지하철 안에서 대화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정 후보의 트위터 친구들은 “영어로 프리토킹 되세요”라며 궁금증을 표현했다.
로고송 유세차 네거티브 없는 ‘3무(無) 출사표’의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도 유세 현장 라이브 화면을 트위터로 실시간 송출했다(아래 사진). 길거리와 SNS가 하나로 결합된 형태다. 남 후보는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옷을 입지 않았다. 등에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하얀 점퍼를 입었다. ‘경기도지사’는 붉은색으로 작게, ‘남경필’은 검은색으로 크게 적어 넣었다. 핸드헬드 카메라가 후보를 따라다니는 점을 의식해 뒤태까지 신경을 쓴 것이다. 공약은 한 줄씩 ‘남경필 뉴스’란 앞머리를 달고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듬직’ 이미지를 내세운 김진표 새정치연합 경기지사 후보는 트위터에선 ‘깜찍’에 주력했다. 그는 “(MBC) 무한도전 차세대 리더를 뽑는 선거에 저도 투표했다”고 알리고, 점심식사는 안양 중앙시장에서 국밥을 말아 넘기는 ‘먹방’ 사진을 선보였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