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사랑이 치유의 시작… 희망을 설교하라”
입력 2014-05-23 03:05
교갱협 ‘고통의 시대,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 세미나
재난으로 자녀를 먼저 보낸 부모에게 교회는 어떤 위로의 말을 전할 수 있을까. 세월호 참사로 국민 대다수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가운데 목회자들이 이들을 설교로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이건영 목사)’ 목회자갱신(새로움)위원회는 22일 서울 잔다리로7길 서현교회에서 ‘고통의 시대 목회자, 무엇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는 180여명이 참석했으며 최의헌 연세로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을 비롯한 정신의학, 목회상담, 강단설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목회자가 어떻게 고통을 나누고 희망을 전하는 설교를 할 수 있을지 발표했다.
이관직 총신대 신학대학원 목회상담학 교수는 설교자에게는 위기와 고난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설교를 위한 목회상담적 성찰’이란 주제의 발표에서 “위기는 위험과 기회를 함께 이르는 말이며, 상실은 상처를 남기지만 배움의 기회를 가져오기도 한다”면서 “설교자는 청중의 아픔을 충분히 위로하되 이를 영적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말씀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설교할 때 ‘상황에 맞는 본문을 선택할 것’ ‘설교자의 감정 혹은 위기경험을 공유할 것’ ‘하나님의 선한 속성에 초점을 맞출 것’ ‘고난의 보편성을 이해토록 할 것’ 등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이규왕 수원제일교회 목사는 “설교자라면 상처 입은 청중의 회복을 염두에 두고 희망을 설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통의 시대를 사는 회중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전하는 것이 설교자의 역할”이라며 “세월호 참사를 유발한 이들을 비난하기보단 이 일을 계기로 나라와 민족을 견고하게 할 하나님의 섭리를 설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재난과 사고를 죄의 결과로 해석하는 설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목사는 이어 “결국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과 희망이 치유의 시작”이라며 ‘위기를 넘어 희망이 담긴 설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