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5월 23일] 풍랑 만난 사람들을 위로하십시오

입력 2014-05-23 02:14


찬송 : 세상 모두 사랑 없어 503장 (통 373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사도행전 27장 13∼38절


말씀 : 고통총량불변의 법칙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한 사람이 인생을 통해 경험하는 고통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길을 건널 때 육교를 선택하면 처음에는 오르막이라 어렵지만 나중에는 내리막이라 좀 쉽습니다. 반면 지하도를 선택하면 처음에는 내리막이라 수월하지만 나중에는 오르는 계단이라 어렵습니다. 선택은 다르지만 길을 건너는 데 경험하는 고통의 총량은 변함이 없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선택을 하지만 고통과 위기가 없는 선택은 없습니다.

오늘 말씀은 풍랑 만난 바울 일행의 이야기입니다. ‘간신히’ ‘쫓겨 가더니’ ‘심히 애쓰다가’ 이런 단어들만 보아도 풍랑 피해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풍랑 만난 배는 모든 기구를 버리고, 짐을 바다에 풀고 통제 불능 상태가 됐습니다. ‘이리저리 쫓겨 가다가’ 육지가 보여도 뱃머리를 돌릴 수 없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인생에 고통이 다가올 때도 이와 비슷합니다. 이것저것 다 모아서 막아보고 다 버리기도 합니다. 해결점이 저기 손에 잡힐 듯 보이는데 전혀 삶이 움직이지 않는 고단함도 있습니다. 삶에 몰아치는 유라굴로 광풍은 우리가 얼마나 미련하고 연약한가를 깨닫게 해줍니다. 소중한 것들을 얼마나 하찮게 여겼는지, 꼭 지켜야 하는 것들을 얼마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지, 우리의 지혜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깨닫게 합니다. 조난 당한 배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는 안전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생명을 하찮게 여겼고, 더 많은 화물을 싣는 것에 우둔한 지혜를 써버렸습니다. 우리들의 삶 가운데서 먼저 돌아보고 회개해야 합니다. 정치가들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한 대책을 분명하게 마련해야 합니다.

풍랑 만난 사람들의 틈에서 바울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십니다. 큰 배, 가득 실은 밀, 짐은 생명보다 귀한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24절). 바울이 탄 배는 밀을 가득 실었습니다만 276명의 사람들은 풍랑을 만나 14일 동안이나 먹지 못해 피곤하고 굶주렸습니다. 얼마나 아이러니합니까. 바울은 그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안심시키고, 음식을 먹자고 권면해 기력을 회복시킵니다.

누구나 풍랑 만난 인생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누군가는 갑자기 만난 풍랑 때문에 어려워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베 피에르의 ‘단순한 기쁨’의 한 구절을 인용해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고통 받는 자들에게 충고를 하려 들지 않도록 주의하자. 그들에게 멋진 설교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신앙에 대한 설교일지라도 말이다. 다만 애정 어리고 걱정 어린 몸짓으로 조용히 기도함으로써, 고통을 함께함으로써 우리가 곁에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그런 조심성, 그런 신중함을 갖도록 하자. 자비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경험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가장 정신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다.” 이제 당신의 손을 펴십시오. 고난 중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그들을 먹이십시오.

기도 : 하나님, 오늘 우리 곁에 풍랑 만난 사람들은 없는지 살펴보게 하시고 그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먹이고 위로하는 하루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조경열 목사(아현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