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뇌과학 기반한 믿음에 대한 탐구 18년의 기록
입력 2014-05-23 02:12
믿음의 배신 : 믿음이 어떻게 우리를 지배하는가?/마이클 맥과이어(페퍼민트·1만5000원)
“제 부모님은 친부모님이 아니에요.”
미국의 정신과 의사로 명성을 쌓아가던 마이클 맥과이어 교수는 어느 날 심리 상담을 해준 여성으로부터 황당한 고백을 들었다. 그녀의 말에 맥과이어 교수는 직업적 벽에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다. 친부모라는 수많은 증거들을 갖다 대도 그녀의 강력한 믿음은 없앨 수 없었던 것이다. 맥과이어 교수는 “정상적인 사람이 현실적 증거에 반하는 믿음을 지니고 있다는 단순한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깊은 회의감이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믿음의 배신’은 그가 교수와 의사로서의 활동을 모두 중단한 채 인간의 믿음이 뭔지에 천착하며 연구해온 18년 대장정을 기록한 책이다.
뇌과학을 기반으로 한 이 연구를 위해 그는 아프리카 오지부터 카리브해 조그만 섬까지 찾아가 인류의 역사를 탐구했다. 저자는 믿음의 맹목성을 지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실을 택하기보다 믿음을 고수하는 쪽을 택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맹목적 믿음이 종교에선 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정치에선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에만 집중하게 함으로써 사회 분열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믿음과 신념이 자신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지 않는지 철저히 의심하라고 조언한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