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염문 등 개인사 포함한 다양한 주제 다뤄

입력 2014-05-23 02:10


밤은 고요하리라/로맹 가리(마음산책·1만3000원)

프랑스 소설가 로맹 가리의 일생은 드라마틱했다.

세계대전에 참전한 영웅이자 외교관이었던 그는 소설가로 데뷔한 뒤 ‘하늘의 뿌리’로 공쿠르상까지 받으며 최고의 작가가 됐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평단은 그의 작품에 심드렁하게 반응했다. 작가적 쇄신을 노리던 그는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1974년 첫 작품인 ‘그로 칼랭’을 내놨다. 다음 해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두 번째 작품 ‘자기 앞의 생’은 평단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이 소설은 로맹 가리에게 한 사람이 한번만 받을 수 있다는 공쿠르상을 다시 한번 받게 했다. 1980년 로맹 가리가 숨진 뒤 공개된 유서에 에밀 아자르가 자신임을 밝히면서 평단은 발칵 뒤집혔다.

마음산책은 로맹 가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7번째 작품인 ‘밤은 고요하리라’를 내놨다. ‘그로 칼랭’을 출간하던 해에 내놓은 책이다. 로맹 가리는 기자이자 작가인 죽마고우 프랑수아 봉디와의 가상 대담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친구의 이름을 빌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 가상 대담이다. 로맹 가리는 자신을 따라다니던 염문 등 개인사는 물론 문학, 인물, 국제 정세까지 다양한 주제를 형식에 구애받지 않으며 친구와 수다를 떨 듯 건드리고 있다.

백선희 옮김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