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고문료 지급, 사진·주식 고가매입, 상표권 구입… 유씨 일가에 퍼주기

입력 2014-05-22 03:51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21일 ㈜다판다 송국빈(62) 대표를 24억원의 횡령, 127억원의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의 범죄혐의 대부분은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사익을 채워 주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 대표는 유 전 회장 일가에 부당이득을 안기기 위해 허위고문료 지급, 사진·주식 고가매입, 상표권 구입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유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가 적용된 송 대표의 공범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다판다로부터 2011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매월 1500만원씩 모두 5억8500만원을 고문료 명목으로 챙겨 왔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에서도 월 1500만원의 고문료를 받는 등 사실상 대부분 계열사에서 같은 방식으로 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 전 회장의 사진 14점은 점당 2200만원, 총 3억1900만원에 다판다에 팔렸다.

유 전 회장 개인의 사진전 개최를 위해서도 계열사 자금이 동원됐다. 다판다는 2012년 유 전 회장의 루브르박물관 사진전시회 개최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그해 1∼7월 ㈜헤마토센트릭라이프(헤마토) 유상증자에 참여해 액면가 1만원짜리 주식을 3만원에 매입(20억원가량)했다. 헤마토 문화사업부는 지난해 ㈜천해지에 인수되기 전까지 유 전 회장의 사진을 판매·전시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다판다는 지난해에도 유 전 회장의 프랑스 베르사유궁전 사진전시회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액면가 5000원짜리 천해지 주식을 2만원에 사들이는 유상증자(50억원가량)에 참여했다.

유 전 회장의 자녀들도 계열사 간 부당거래의 수혜자였다. 장남 대균(44)씨는 페이퍼컴퍼니 ‘SLPLUS’를 통해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2001년부터 지난 3월까지 매달 다판다 매출액의 0.75%씩 모두 18억84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다판다는 대균씨와 차남 혁기(42)씨가 대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에도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2007년부터 지난 3월까지 5억3200만원을 지급했다.

㈜모래알디자인 대표인 장녀 섬나(48)씨도 지난 5년간 다판다로부터 디자인 컨설팅비 명목으로 48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