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영업재개 첫날부터 또 과열
입력 2014-05-22 03:20
이동통신 3사가 각각 45일간의 영업정지를 끝내고 가입자 모집에 나선 가운데 영업 재개 첫날부터 과열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은 이에 대해 영업정지 기간이 길어 대기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이동통신사들의 영업이 정상화된 첫날인 20일 알뜰폰을 제외한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5만7154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의 배가 넘는 수치다. 영업정지 기간 일평균 번호이동 건수 1만1957건과 비교하면 5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회사별로는 SK텔레콤이 2만9489건, KT는 1만2782건, LG유플러스는 1만4883건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했다. 업체 간 뺏고 빼앗긴 가입자 수를 반영하면 SK텔레콤은 가입자가 1만944건 순증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만21건, 923건 순감했다.
이동통신 시장이 이처럼 과열 양상을 띠는 것은 영업정지 기간에 서로 빼앗긴 가입자를 다시 찾아오기 위해 마케팅·영업 총력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체들은 영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새로운 요금제와 단말기 가격 인하를 무기로 가입자 유치전을 시작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영업정지 처분이 이동통신 시장 안정화에 큰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영업정지 기간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번호이동 건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영업 재개를 앞두고 이동통신 3사 마케팅 부문 임원들을 소집해 통신시장 안정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시장 과열에 대해 그간 영업정지 때문에 밀려 있었던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린 탓이라고 해명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20일의 경우 총 68일간 지속된 영업정지 기간의 대기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져 특정 업체만이 아닌 시장 전체에 번호이동이 많았던 특이한 상황”이라며 “향후에도 계속 이런 수치가 나올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