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구전략 더 천천히 실행할 것”
입력 2014-05-22 02:16
세계경제 양대 축인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실물경제 회복을 위해 출구전략 시점을 늦추거나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핵심 인사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장은 20일(현지시간) 연준의 출구전략이 시장 예상보다 천천히 실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 금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매번 참석하는 그는 뉴욕 실물경제협회 회동에서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감축) 종료와 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하는 시점 간에 “상당한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는 테이퍼링이 올가을 완료되고, 금리 인상은 내년 중반에나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는 “금리 인상이 (시장 예상보다) 상대적으로 느리게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면서 경기회복세와 금융시장 여건에 좌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해도 경기가 예상보다 나쁘면 연준이 모기지채권(MBS)에 다시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목표 금리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평균치인 연 4.25%를 크게 밑돌 것으로 더들리는 예상했다. 미국 연준이 출구전략 실행시기를 늦춘다는 것은 실물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탄탄치 못함을 방증한다. 따라서 세계경제 전반의 성장 모멘텀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쁜 소식일 수 있다. 하지만 금융 부문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변경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면서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8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다음 달 부양정책 실시 가능성을 언급했다. 2년째 지속되는 유로화 강세 현상이 성장률 둔화 및 물가하락을 초래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김진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ECB가 6월이 아니더라도 금년 내 추가 부양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인플레이션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대규모의 양적완화 정책보다는 기준금리 인하, 마이너스 예금금리 도입 등이 우선 시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