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3 공개임박] “시장 선도” 국내외 현장 누비는 구본무
입력 2014-05-22 03:17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겉치레를 싫어하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외부의 시선이 쏠리는 현장이나 행사에 직접 나서기보다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밑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했다. 현장은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몫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부쩍 구 회장의 ‘공개 외출’이 잦다.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위기’를 강조하더니 바로 다음날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LG전자 주요 제품 전시회장에 들렀다. 2월에는 국내 석·박사 이공계 인재를 채용하는 테크노콘퍼런스에 참석해 “여러분과 같은 우수 인재들과 함께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미국에서 테크노콘퍼런스를 주도했다.
그리고 한 달여 만인 21일 LG전자의 서울 금천구 가산연구개발(R&D) 캠퍼스를 방문해 곧 시장에 선보일 제품들을 둘러봤다. 이번 현장경영의 초점은 모바일과 디자인에 찍혔다.
구 회장은 이달 말 나올 전략 스마트폰 G3, 다음 달 공개될 G워치를 포함해 모바일·TV·생활가전 분야 신제품 60여개를 살폈다. LG전자의 구본준 부회장, 안승권 최고기술책임자(CTO), 하현회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 박종석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장, 노환용 에어컨디셔닝&에너지 솔루션(AE)사업본부장 등 주요 경영진이 동행했다.
구 회장은 “제품 본연의 기능과 성능이 고객에게 잘 부각될 수 있도록 디자인돼야 한다”고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디자인 책임자와 주요 의사결정권자 등이 참여하는 디자인위원회를 운영키로 했다. 디자인 중심 신제품 개발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취지다. 여기에다 스마트홈, 웨어러블 기기 등의 디자인 작업을 강화하고 건축·인테리어·패션 등 사업의 경계를 넘는 디자인 융합 프로젝트도 확대할 방침이다.
LG그룹 안팎에서는 구 회장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현장을 누비는 배경에 ‘위기’ ‘시장선도’라는 두 단어가 있다고 본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모두가 지금이 위기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경영활동을 되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었다. “이 정도 만들면 잘 팔릴 것이라는 공급자 중심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