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LG 명운 건 G3 개봉박두… 글로벌 ‘넘버3’ 꿰찰까
입력 2014-05-22 03:14
LG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지금보다 분발해야 한다. 특히 모바일 사업이 한 단계 도약하지 않으면 LG전자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의 성장동력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도 이런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LG전자는 모바일 ‘글로벌 3위’를 목표로 설정하고 28일 공개하는 G3에 승부수를 띄웠다. G3는 구본무 회장이 강조하는 ‘시장 선도 제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G3는 풀HD보다 배의 해상도가 높은 QHD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최초로 탑재하는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보다 한발 빠른 출시다. 그동안 LG전자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한 걸음 느린 행보를 보여 왔다. 경쟁사보다 스마트폰 도입이 늦다 보니 늘 후발주자로 따라가는 데 그쳤다.
일부에서는 QHD 디스플레이 채택이 배터리 소모 문제 등을 이유로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미지수다. LG전자로서는 뒤따라가는 편안한 길을 포기하고 도전이 필요한 큰 모험을 선택한 셈이다.
G시리즈 스마트폰은 LG전자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 계열사의 핵심 기술이 총망라되는 제품이다. G3가 QHD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는 데 성공한다면 LG전자와 계열사들은 경쟁사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가는 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LG전자가 구글과 함께 개발 중인 스마트 손목시계 ‘LG G워치’ 역시 시장 선도 역할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G워치는 구글이 웨어러블 기기용 운영체제(OS)로 발표한 안드로이드 웨어를 처음으로 적용하는 스마트 워치다. 6월 공개 예정인 G워치는 구글이 직접 공개한다.
LG전자는 G워치를 통해 안드로이드 웨어를 적용한 스마트 워치 제작 노하우를 경쟁사보다 빨리 익히는 셈이어서 기민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태블릿 라인업을 7인치, 8인치, 10.1인치 등으로 확대하는 등 모바일 라인업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경쟁을 알렸다.
하지만 LG전자 모바일 사업의 미래가 장밋빛은 아니다. LG전자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부터 계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휴대전화 중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늘어나는 등 체질 개선을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적자 상태를 지속할 수는 없다. G3 판매가 본격화하는 올 3분기는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모바일 분야에서 LG전자의 브랜드 파워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에서 LG전자 점유율은 올해 1분기 중국 화웨이, 레노버에 뒤진 5위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중국발 스마트폰 공세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점차 고가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면서 “삼성전자, 애플 같은 브랜드 파워가 없는 LG전자는 중국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