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공식 선거전 40·50대 ‘앵그리 맘’ 무당파 표심 잡아라
입력 2014-05-22 02:03
6·4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2일부터 시작된다. 세월호 참사가 최대 이슈로 부상한 상황에서 여권에서 멀어져간 무당파와 성난 민심을 대표하는 40, 50대 ‘앵그리 맘’(분노한 엄마)의 표심이 이번 지방선거의 승패를 결정할 전망이다.
여야 모두 대표 공약은 ‘국민 안전’을 내세웠다. 하지만 구체적인 선거 전략은 다르다. 새누리당은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낮은 자세로 선거전에 임한다는 방침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무책임한 정부 대응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여야는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둔 21일 선거전 채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중앙당·시도당 연석회의에서 ‘반성·개혁·진인사대천명’으로 요약되는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았다. 원내대표인 이완구 공동대책위원장은 “참회하고 반성하고 국민 안전과 생명이 최우선이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사고 대책에 임하는 마음을 국민에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은 “국민께 용서를 구하고 ‘한번만 더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을 신뢰해 달라’고 낮은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자세로 임하면 다시 저희에게 신뢰를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정부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전국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와 중앙정부의 무능·무책임을 국민이 확인한 이상 유능하고 책임 있는 지방정부를 꾸리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면서 “엄마들이 자식을 밖에 내보내고도 안심할 수 있는 사회, 국민 생명권·행복권을 제대로 지켜주는 안전한 한국을 만들어내겠다는 우리의 각오와 다짐을 유권자들께 제대로 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제 역할을 못하는 정부·여당을 충분히 견제하고 비판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면서 “우리 당 모든 후보에게 단합된 지지를 보내주기를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수도권 판세는 새정치연합이 앞선 가운데 새누리당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선거일까지 2주 정도 남은 상황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줄 변수로는 후임 총리를 비롯해 내각과 청와대에 걸친 여권발 ‘인적 쇄신이 꼽힌다. 인적 쇄신의 시기와 폭, 기용 인물 등에 따라 선거 판세에 미치는 파괴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이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남재준 국정원장 등을 포함하는 전면적 인적 개편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땜질식 개편에 그칠 경우 여권이 돌아선 유권자들의 마음을 되찾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투표율도 빼놓을 수 없는 관심사다. 세월호 참사로 정치권에 대한 분노와 실망이 투표 무관심으로 이어질 가능성과 함께 ‘정부 심판론’에 불이 붙으면서 젊은층과 야당 성향 지지자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여권 지지층이 이탈하면서 늘어난 무당파 유권자들의 선택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엠브레인의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 무당파는 43.8%까지 늘었다.
단원고 학생들이 대거 희생되면서 모성애가 강한 여성층, 특히 ‘앵그리 맘’의 표심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북한의 제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돌발적인 북한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