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부는 누구편?

입력 2014-05-22 04:23

계엄령 선포 후 태국 군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엄령이 치안 유지에만 국한된 것인지 아니면 쿠데타로 이어질지에 대한 윤곽이 점차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계엄사령관인 프라윳 찬-오차 육군 참모총장은 21일 정부와 상원 지도부, 친정부 및 반정부 시위대 대표단과 만나 2시간 넘게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뚜렷한 결론을 얻지 못하면서 22일에도 회의를 다시 진행키로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시리찬 응아통 태국군 대변인은 “첫 만남에서는 모두가 공동해법을 찾으려면 다른 집단의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프라윳 총장은 재총선 일정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언급을 했다. 태국 일간 더네이션은 프라윳 총장이 다음 총선에서 유혈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크거나 선거 준비가 어려우면 선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선거위원회에 밝혔다고 보도했다.

프라윳 총장의 발언은 반정부 진영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과도총리 대행이 이끄는 정부와 친정부 진영은 정치 혼란을 끝내려면 조기 선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는 오는 7월 실시될 예정이었던 재총선을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8월 3일로 연기하길 바라고 있다.

반면 반정부 진영으로 분류되는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와 수라차이 리엥분렛차이 상원의장 대행 등은 새 과도정부 구성을 주장하며 선거에 반대하고 있다. 반정부 진영은 계엄령 선포에도 불구하고 반정부 시위를 계속하며 정부를 압박할 계획이다.

일단 태국 국민의 일상에 큰 변화는 없다. 계엄령 선포 후 출범한 치안유지기구 평화질서유지사령부(POMC)는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행금지 등 일부 계엄 조치는 현 단계에서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친정부 및 반정부 진영에 속해 있는 14개 위성 방송에 대해 방송 중단을 명령했다.

이런 가운데 방콕포스트는 계엄령이 선포되자 잉락 친나왓 전 총리를 비롯해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일가 일부와 몇몇 각료 가족들이 북부 국경지역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태국 전역에 대해 ‘여행경보 1단계’(여행유의)를 신규 지정했다. 여행경보는 1단계와 2단계(여행자제), 3단계(여행제한)가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