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발칸반도 전염병 확산 지뢰 유실 비상
입력 2014-05-22 02:01
120년 만에 최악의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최소 49명이 사망한 발칸 반도에서 전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집중 폭우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긴 보스니아는 묻혀있던 지뢰들이 대거 유실됐을 가능성이 커 추가 인명 피해도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일(현지시간) 홍수 피해지역 내 수인성 질환의 창궐을 막기 위해 전문가를 세르비아에 파견하는 한편 의료장비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스니아 당국도 기온이 높아지면서 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방역작업에 착수했다.
홍수로 물에 잠겼던 보스니아 제니차 마을의 보건관리는 “일부 지역에서 장염이 보고 됐으며 이는 전염병의 유행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보건 관계자들은 이재민들에게 방역작업 후로 귀가를 미루도록 권고하고 끓인 물이나 생수를 마실 것을 당부하고 있다.
1990년대 발칸전쟁 당시 보스니아 지역에 묻힌 대량의 지뢰가 이번 홍수로 유실되거나 매립 위치가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도 나왔다. 지뢰제거 전문가들은 보스니아 내전 기간 매립된 지뢰 중 12만여개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스니아 지뢰행동센터(MAC) 사사 오브라도비치 대표는 로이터 통신에 “홍수와 이로 인한 산사태 이후 지뢰들이 다시 떠올랐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면서 국제사회에 지뢰 탐지 및 제거 장비의 지원을 요청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