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장교 5명 해킹 수법 “매우 단순한 기술” 美 당혹
입력 2014-05-22 03:11
산업스파이 혐의로 기소된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5명이 사용한 사이버 해킹 방식은 매우 단순한 기술이었으며, 이 때문에 미국도 당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민해방군 61398부대가 초보적 수준의 ‘이메일 피싱’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회사 경영진을 가장해 ‘타깃 회사’ 직원들에게 바이러스에 감염된 메일을 보내 이를 클릭하면 전산망에 접근하는 방식을 썼다. 알루미늄 업체인 알코아의 경우 직원 19명에게 ‘2008년 주주총회 의사일정’이라는 제목의 파일이 첨부된 바이러스 메일을 보내 전산망에 침투했다. 이렇게 손쉬운 먹잇감이 된 회사에는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와 철강회사 US스틸 등이 포함됐다.
특히 웨스팅하우스는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협상전략과 최고경영자의 이메일 정보 등 70만쪽에 달하는 정보가 새나갔다고 WSJ는 설명했다. 미 당국도 중국 측 해킹 방식이 초보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적잖이 당혹해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외교부는 물론이고 국방부까지 나서서 연일 미국을 비난하고 있다. 국방부는 21일 외사판공실 간부가 주중 미국대사관 국방무관 대리를 초치해 엄중한 항의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미국의 기소는 전혀 근거가 없으며 국제관계의 기본질서를 위반한 것”이라며 “중국군의 이미지 역시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
겅옌성 국방부 대변인도 별도 담화에서 “중국은 강렬한 분개와 결연한 반대 입장을 표시한다”면서 미국에 항의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정쩌광 부장조리(차관보)가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으며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도 워싱턴DC에서 항의표시를 했다. 중국은 또 관공서 컴퓨터 보안 강화를 위해 윈도8 운영체제 사용을 금지했다. 중국 조치에 미국 IT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시스코를 비롯해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중국에 진출한 IT 기업은 파장을 주시하면서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당장 MS는 윈도8 사용금지 조치에 성명을 내고 “중국의 행위는 놀랍다”며 “중국 정부의 조달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