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다음 세대를 위한 우리의 고민
입력 2014-05-22 02:11
빌립보서 3장 17∼21절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정말 심각한 어린이들의 사례가 나옵니다. 이제 겨우 4∼7세의 아이들이 마음대로 안 되면 떼를 쓰며 드러눕거나 부모를 때리고, 욕하곤 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렇게 통제가 안 되는 어린이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는 온순하고 예의 바르게 변합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아이들이 달라지기 전에 한 가지 공통적인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아이보다 먼저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 등 양육자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저는 여기에서 오늘날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태도를 발견합니다. 부모가 달라져야 자녀도 달라지고, 기성세대가 변해야 다음 세대가 변한다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우리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며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먼저 내가 맡은 본분을 다하지 않는다면 다른 누군가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기성세대의 잘못은 고스란히 다음 세대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힙니다. 또한 잘못을 저질렀으면 이를 정확히 인정하고 회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결점이 없는 삶이 아닙니다. 부족하고 연약한 인간이기에 아무리 예수를 잘 믿는 사람이더라도 결점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다음 세대는 잘못을 인정할 줄 알고 점점 좋은 방향으로 변해가는 어른들을 원합니다. 하나님도 우리가 잘못을 인정하고 변화하는 삶을 사는 것을 원하십니다. 그런 점에서 결점이 많았던 사도 바울이 본받을 만한 믿음의 사람이 된 것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오늘 본문 17절에서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형제들아 너희는 함께 나를 본받으라. 그리고 너희가 우리를 본받은 것처럼 그와 같이 행하는 자들을 눈여겨보라”고 말합니다. 자신 있게 본인을 본받으라 말하다니 어찌 보면 다분히 교만해 보입니다. 물론 바울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요소를 갖추기는 했습니다. 8일 만에 할례 받은 이스라엘 족속이요 베냐민 지파입니다.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고 유대 공회원이었으며, 가말리엘의 제자임은 물론 로마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이 정도면 그 시대에는 본받을 만한 사람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다메섹에서 예수를 만나고 난 후에 자랑할 만한 모든 것을 해로 여기고 배설물로 여겼다고 했습니다. 바울이 자신을 본받으라고 한 것은 본인이 주님 안에서 의로움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자랑할 만한 것은 무엇입니까. 본받으라고 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결단해야 합니다. 더 이상 우리 자녀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칠지를 생각하기 전에 가르치는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우리에게 감히 본받으라고 말하는 바울은 온통 예수님에게 사로잡혀 있었고 더 사로잡혀 살아가기를 원했습니다. 그는 항상 이것을 목표로 삼고 전력 질주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바울처럼 본받을 만한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하는 열정을 허락하시길 소원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머지않아 예수님에게 사로잡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원영오 안산 등대감리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