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타지키스탄 청소년들에게 밝은 빛 선물

입력 2014-05-21 15:08


[쿠키 사회] “수족관의 물고기를 난생 처음 봤는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습니다.”

대구 계명대학교의 무료 개안수술로 다시 앞을 볼 수 있게 된 타지키스탄 히소르 시각장애학교 12학년 발리예프 샤리프혼(23·Valiev Sharifhon)씨는 수술 후 소감을 이처럼 밝혔다. 샤리프혼씨는 지난 14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인공 수정체 삽입 수술과 사시 수술을 받았다. 그는 “시력 때문에 책도 제대로 읽지 못했고 진학도 늦게 했다”며 “고향에 돌아가 대학에 진학하면 열심히 공부해 꼭 어려운 이웃을 돕는 시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계명대(총장 신일희)가 ‘계명1%사랑나누기운동’ 10주년, 계명대 개교 60주년, 계명대 동산의료원 개원 115주년을 맞아 실시한 세계 최빈국 타지키스탄 시각장애 학생 무료 개안수술로 타지키스탄 시각장애 학생 9명이 다시 밝은 세상을 보게 됐다.

21일 계명대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계명대가 2012~2013년 타지키스탄 국외봉사를 하면서 현지 시각장애학생들의 딱한 사정을 알게 돼 추진됐다. 계명대 초청으로 대구를 찾은 9명의 학생들은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30㎞ 떨어진 히소르의 시각장애인학교 학생들로 출생 때부터 앞이 안 보였거나 어릴 때 시력이 급격하게 저하된 학생들이다. 이들 모두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개안 수술비를 비롯한 왕복항공료, 체제비 등 수술에 드는 비용 5500만원은 계명대 교직원들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계명1%사랑나누기’에서 모두 지원했다. 지난 12일 입국해 13일, 14일, 16일 수술을 받은 9명의 학생들 중 8명은 현재 빠른 회복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중 1명은 수술 당시 안구 상태가 심각해 수술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수술 후 18일, 19일 부산 해운대와 대구 시내 관광을 한 이들은 수술 경과 확인 후 22일 타지키스탄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수술을 받은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에 가득 차있었다. 초고도근시로 사시 증상까지 생겨 고통받던 무사미르조다 오미나(13·여·Musamirzoda Omina) 학생은 “꿈만 같다”며 “열심히 공부해 검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