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칼럼]연변과기대 안병렬 교수-한국 역대 명시 감상
입력 2014-05-21 10:44 수정 2014-05-21 13:49
안민영은 조선조 말의 가객으로 손수 185편이나 되는 시조를 지었으며 또 그의 스승 박효관과 더불어 조선조의 시조집 <<歌曲源流>>를 편찬 발간하였습니다. 우리 국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겼지요. 그러나 자신은 출신이 서얼이라 벼슬을 하지 못하므로 풍류를 즐기며 화초를 가꾸고 노래를 즐겨 불렀다고 합니다. 하여 대원군과도 그의 스승을 따라 친하게 지냈다고 합니다.
서얼이란 신분이 오히려 그를 더 값있는 삶을 살게 하였는지도 모릅니다. 만약 서얼이 아니었더라면 벼슬이나 좀 하여 호의호식하였을지는 몰라도 이런 문학에서의 업적은 못 남겼을 겁니다. 그의 시조 한 수를 보겠습니다.
어리고 성긘 가지 너를 믿지 아넛더니
눈 기약 능히 지켜 두 세 송이 피였구나
燭 잡고 갓가이 사랑할 제 暗香 浮動 하더라.
초장의 가지를 梅花라고 쓴 곳이 많습니다. 매화를 손수 가꾸어 보는 이만이 이 시조의 참맛을 알 것 같습니다. 그 연약한 가지가 하도 어리고 약하여 과연 꽃이 필까 믿기지 않더니 끝내 꽃을 피우는 그 끈질김에 감탄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눈보라를 이기고 향기를 발하여 주는 그 성실함에 감사를 합니다. 매화는 역시 선비의 꽃입니다. 그 추위를 떨치고 끝내 일어서는 것입니다. 장합니다. 그래 예로부터 선비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안병렬 연변과기대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