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탐사기획 이번에는 제대로 뽑읍시다 (3)] 지방선거용 사직자들 성적표 보니… 제 밥그릇 깨는 꼴
입력 2014-05-21 03:53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당선자 중 다른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도전장을 내민 104명의 현재까지 성적표는 초라하다. 서울시장을 지낸 이명박 전 대통령 등장 이후 광역단체장들도 대권 후보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중도 사직해서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는 없다.
◇사다리는 탔지만 위로 올라가기는 힘들어=국회의원에는 6명의 기초단체장, 31명의 광역의원, 3명의 기초의원 등 모두 40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중 기초단체장 사직자 2명, 광역의원 사직자 1명 등 모두 3명만이 꿈에 그리던 ‘금배지’를 달았다.
기초단체장 출신은 2012년 인천 강화군수를 사직한 뒤 그해 4·12총선에서 인천 서·강화을 지역구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안덕수 의원, 전남 강진군수를 사직해 장흥·강진·영암에서 승리한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이다. 전북도의원을 사직하고 2012년 총선에서 전북 전주덕진에서 당선된 새정치연합 김성주 의원은 유일한 광역의원 출신이다.
지방자치 선출직에서 ‘내부 승진’한 사례는 2건이었다. 광역의원 5명과 기초의원 3명이 기초단체장의 중도 하차로 발생한 재·보궐 선거에 뛰어들었고, 기초의원 3명이 광역의원 재보선에 도전했다.
이들 11명 중 경기도의원을 사직하고 경기도 가평군수 보선에 출마해 당선된 김성기 가평군수와 부산 영도구의원을 지내다 사직하고 부산시의원 보선에서 승리한 황보승희 시의원 2명만 꿈을 이뤘다.
◇사직하고 공천 신청했으나 성공률은 ‘반타작’도 안 돼=이번 6·4지방선거에서 더 높은 지방자치 선출직에 도전하기 위해 미리 사직했던 51명의 결과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사직자 12명 중 6명은 이번 제6회 지방선거에서 체급을 올려 광역단체장에 도전했다. 이 중 송하진 전 전북 전주시장만 경선에서 새정치연합 전북도지사 후보직을 따냈을 뿐 나머지 5명은 고배를 마셨다.
광역의원 14명은 사직하고 기초단체장을 노렸으나 11명이 낙천되고 3명만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기초의원에서 광역의원으로 승단을 노린 31명 중 18명이 공천을 따냈다. 사직한 51명 중 22명만 중간 목표를 달성해 공천율은 43%였다. 공천을 따낸 22명의 운명은 6월 4일 결정된다.
◇비리 혐의로 대법원 판결 전에 사직=2010년 지방선거 당선자 중 비리 혐의로 수사 또는 재판을 받다가 사직서를 제출한 사례는 모두 14건이다. 시·도 지사는 없었고 구청장 1명, 시·도 의원 4명, 구·시·군 의원 9명으로 조사됐다.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직(職)을 던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수사와 재판에 지쳤거나 반성의 기미를 보임으로써 선처를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치적 소신에 따라 힘들게 따낸 지방자치 선출직을 사직한 사례도 3건이었다. 무상급식 찬반 투표가 무산되자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오세훈 전 시장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전남 나주시의회에서는 시가 추진한 개발사업 관련 조례에 반발한 시의원 2명이 동반 사퇴하기도 했다.
탐사취재팀=하윤해 팀장, 엄기영 임성수 권지혜 유성열 유동근 정건희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