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스미싱·파밍… 금융사기 수법 총동원 10억 가로채

입력 2014-05-21 03:57

‘조건 만남’, 스미싱, 파밍 등 기존에 알려진 보이스피싱 수법을 총망라한 백화점식 금융사기 조직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자녀 납치 빙자 등 ‘전통적인’ 수법부터 화상채팅 이용자를 협박하는 최신 수법까지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10억여원을 뜯어낸 뒤 중국으로 송금한 혐의(사기 등)로 한국 총책 기모(55)씨 등 8명을 구속하고 일당 4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중국 지린성 윈난성 등지에 마련된 보이스피싱 ‘콜센터’의 사기 전화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중국 총책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녀를 납치했다”며 아이 울음소리를 들려주고 돈을 뜯어내거나 ‘조건 만남’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 회비와 보증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뒤 사이트를 폐쇄하는 방법, 음란 화상채팅 이용자를 상대로 관련 자료를 가족에게 뿌리겠다고 협박하는 등의 방법을 총동원했다.

이렇게 피해자들로부터 빼앗은 돈은 현금인출책 임모(24)씨 등에게 입금된 후 송금책 최모(35)씨 등을 통해 중국으로 넘어갔다. 이들은 검거되더라도 상부 조직이 드러나지 못하도록 인터넷 전화 발신번호 조작 프로그램을 이용해 추적을 피하고 철저히 점조직으로 움직였다.

중국 총책은 이외에도 불법으로 수집한 개인정보 110만건을 국내에서 활동하는 텔레마케터 김모(40)씨 등 6명에게 1200만원에 넘기기도 했다. 김씨 등은 이를 이용해 대출 사기로 9000여만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중국 총책 등 나머지 일당 5명을 추적 중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