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헤어져라”는 말에 앙심… 여자친구 부모 살해 혐의 20대 검거
입력 2014-05-20 15:15 수정 2014-05-20 19:18
[쿠키 사회] 대구 달서경찰서는 20일 “딸 앞에 나타나지 말라”는 전 여자친구 부모의 말에 앙심을 품고 전 여자친구의 부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장모(24)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장씨는 범행 후 집에서 술을 마시며 기다리다가 집으로 돌아온 전 여자친구 권모(20)씨를 8시간 감금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19일 오후 5시30분쯤 대구 달서구에 있는 권씨의 아파트(4층)에 찾아가 권씨의 아버지(53)와 어머니 이모(48)씨에게 배관수리공이라고 속인 뒤 집에 들어가 5분 정도 둘러본 후 집을 빠져 나왔다. 장씨는 50여분 후인 오후 6시20분쯤 다시 권씨의 집에 들어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권씨의 부모를 살해했다. 권씨의 부모는 장씨를 만난 적이 없어 권씨를 알아보지 못했다.
이후 장씨는 집에 있는 술을 마시며 기다리다가 20일 오전 0시30분쯤 집에 돌아온 권씨를 8시간 동안 감금했다. 장씨는 권씨에게 “복수하러 왔다”고 위협한 뒤 권씨의 부모가 자신의 부모를 찾아가 딸을 만나지 말라고 말한 것 등에 대해 이야기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는 20일 오전 9시쯤 장씨의 감시를 피해 아파트 4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렸고 오른쪽 팔과 골반 등에 골절상을 입었다.
경찰조사 결과 장씨와 권씨는 대학 동아리 선후배 사이로 지난 2월에 만나 4월쯤 헤어졌다. 헤어지기 전 장씨가 술에 취해 권씨를 때린 것을 안 권씨의 부모가 경북 상주에 있는 장씨의 부모를 찾아가 “(장씨를) 딸 앞에 나타나게 하지마라” “학교에 나오게 하지 마라”고 말했고 이를 안 장씨가 권씨의 부모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권씨가 뛰어내렸다는 119의 전화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권씨를 병원으로 이송시킨 후 권씨의 집을 살펴보다가 권씨 부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수사에 나섰다. 이 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경찰에 전 남자친구가 범인이라고 진술했으며, 경찰은 20일 오후 1시쯤 경북 경산시 장씨의 집에서 술에 취해 자고 있는 장씨를 붙잡았다. 장씨는 자신의 범행 대부분을 경찰에 시인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후 21일 장씨에 대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