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미끼로 지적장애인 유인… 돈 가로채고 노예처럼 일 시킨 일당 덜미

입력 2014-05-20 10:35

[쿠키 사회] 국제결혼을 미끼로 지적장애인을 유인해 돈을 가로채고 노예처럼 일을 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0일 장애인을 유인해 돈을 가로채고 노동력을 착취한 혐의(공동공갈 등)로 장모(55)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베트남 위장결혼 모집책인 서모(67)씨와 서씨의 베트남인 부인(42)을 불구속입건했다.

장씨와 서씨 부부는 2011년 우연히 만난 장애인 이모(53·지적장애 3급 추정)씨에게 “국제결혼을 시켜주겠다”고 속여 결혼비용 명목으로 대부업체에서 930만원을 대출받도록 한 뒤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와 동업자 유모(58)씨는 2012년 초부터 자신들이 운영하는 베개 공장에 이씨를 데리고 가 냉난방도 안 되는 곳에서 하루 4~5시간 정도만 잠을 재우고 베개를 만들게 하거나 길거리에서 베개를 팔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면 장씨 등에게 마구 구타당했고 이를 견디지 못하고 도망쳐 나와 노숙하다 경찰의 보호를 받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장씨의 공장에서 22개월 동안 착취당한 임금은 4000만원(최저임금 기준)에 이른다”고 말했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