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다시 철강… 本源에 집중한다”

입력 2014-05-20 04:00

포스코가 철강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로 했다. 소재와 에너지 분야에서 그동안 다각적으로 벌였던 사업은 대폭 축소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가진 기업설명회(IR)에서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로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철강이 핵심 사업”=포스코의 새로운 경영진은 철강·소재·에너지 3개 축이라는 기존 틀을 깨고 철강 중심으로 전략을 새로 짰다. 원가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회복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율을 높이겠다는 안을 내놨다. 권 회장은 “월드 퍼스트(first) 베스트(best) 모스트(most) 제품 판매 비율을 31%에서 41%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자동차 해양 에너지 등 수익성과 성장성이 양호한 7대 전략산업을 선정해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제품뿐 아니라 사용기술을 함께 제공하는 솔루션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를 포함한 14개 해외 생산법인이 모두 흑자를 낼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소재와 에너지 분야에서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 벌여 놓은 여러 사업 가운데 미래 가능성이 확실한 분야만 골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원천 소재 분야에서 리튬과 니켈 사업을,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연료전지와 청정 석탄(clean coal) 사업을 육성키로 했다.

◇우량 계열사라도 불필요한 지분은 매각=포스코는 최근 매각설이 제기돼 온 대우인터내셔널 등 특정 회사의 구조조정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권 회장은 이에 관한 질문에 “포스코(철강)를 제외한 모든 사업이 구조조정 대상”이라며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 결정된 것은 없으며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답했다.

권 회장은 현금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그동안은 확장 위주, 매출액 위주로 사업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투자해 놓은 것을 착실히 챙기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했다. 포스코는 2016년까지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8조5000억원까지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 계열사를 둘러싼 구조조정 태풍이 강하게 몰아칠 전망이다. 포스코는 구체적으로 국내 1위권에 들지 않거나 철강 사업에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비핵심사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우량 계열사라도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지분을 넘어서면 매각이나 기업공개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사업 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해 통합이나 분리, 교환 등 내부 조정도 병행한다.

포스코는 신경영전략이 순조롭게 실행되면 2016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78조원, 영업이익 5조원(영업이익률 6%대)을 실현하고 부채비율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은 61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9900억원이었다. 3년 안에 영업이익을 2조원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경영전략도 ‘소유와 경쟁’이 아닌 ‘연계와 협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사업을 위한 인수합병(M&A)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권 회장은 “영원한 적은 가능한 줄이고 영원한 동지를 많이 늘려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