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한물간 ‘슈퍼스타K’ 오디션 명가 되찾을까

입력 2014-05-20 02:48


[친절한 쿡기자] ‘슈퍼스타K’(슈스케)는 다시 ‘슈퍼스타’가 될 수 있을까요?

아마 대한민국에서 슈스케를 모르는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2009년 출범해 케이블방송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Mnet의 간판 프로그램이자 한국에 ‘오디션 붐’을 일으킨 주인공입니다. 2010년 허각(29)이 우승한 슈스케2의 결승전 분당 최고시청률은 19.3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습니다. 배관수리공에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허각은 공정사회의 상징적 모델로 일컬어지며 청와대를 방문해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수많은 스타를 배출하며 CJ E&M의 명실상부한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죠.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난해 방영됐던 슈스케5의 결승전 시청률은 1.7%. 처참한 수준이었습니다. 2012년 방영된 슈스케4의 생방송 문자투표는 100만건을 넘었지만 슈스케5는 10만건을 겨우 넘었을 정도로 시청자 참여도 저조했죠. 우승자인 박재정(19)과 준우승자 박시환(27)의 이름은 이슈가 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슈스케5의 참패 원인을 천편일률적인 진행과 오디션 시장의 축소로 보고 있습니다. 항상 남자 출연자만 우승하며, 오디션 초반에는 ‘악마의 편집’으로 눈길을 끈다는 겁니다. 또한 출연자들의 외모나 사연을 중시하며 시청률 확보에 급급한 나머지 정작 가장 중요한 노래에는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최근 5년간 여러 방송사에서 경쟁적으로 제작한 오디션 프로그램 덕분에 참가자들은 다른 오디션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오디션 참가자 시장이 ‘고인 물’이 됐다는 것이죠. 슈스케4 우승자 로이킴(본명 김상우·20)의 표절 파문도 한몫했습니다. 네티즌들은 “국민 오디션으로 뽑은 우승자가 표절 파문을 일으켰다는 것은 우습지 않냐”며 슈스케 측의 책임론을 제기했죠.

그럼에도 CJ의 ‘슈스케 사랑’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CJ는 올해 3월 슈퍼스타 K6의 예선 시작을 알리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죠. 사실상 슈스케5의 설욕전에 가깝습니다.

연출을 맡은 김무현 PD는 19일 서울 중구 세종로의 한 레스토랑에서 슈스케6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슈스케5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만한 좋은 무대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습니다. 김 PD는 “‘악마의 편집’ 같은 것으로 이목을 끌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5년간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시즌3에서 그만했어야 한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댓글이 대부분이죠. 슈스케6 방영은 8월. 과연 CJ는 ‘오디션 명가’ 타이틀을 수성할 수 있을까요? 지켜볼 일입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