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로 북촌마을 누크갤러리 김윤수·노충현 ‘지금 그리고 저편’ 2인전
입력 2014-05-20 02:40
서울 종로구 삼청로 북촌마을 언덕에 위치한 누크갤러리는 작가가 전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이 작품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전시공간을 지향한다. 누크(nook)란 ‘아늑하고 조용한 작은 공간’을 뜻한다. 일반주택을 개조한 이 갤러리에 들어서면 조선후기 화가 겸재 정선이 즐겨 그렸던 인왕산이 한눈에 보인다.
22일부터 6월 29일까지 열리는 김윤수·노충현 작가의 2인전 ‘지금 그리고 저편’은 고즈넉한 갤러리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전시다. 김윤수 작가는 염화비닐수지(PVC)를 이용해 제작한 사람 발 모양의 입체작품 ‘바람의 표면’을 내놓았다. 갤러리 창 너머 풍경과 마주한 작품이 상상속의 저편 어딘가로 걸어가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같은 제목의 회화작품도 선보인다.
노충현 작가의 그림은 저지대에서 펼쳐지는 풍경을 화면에 담았다. 장마에 물이 들어선 한강 저편, 흰 눈이 공기를 머금은 지금 이 순간, 구름이 땅으로 가라앉아 있는 모습 등이 그의 작품 소재다. 이를 통해 사라져버리고 잊혀지거나 잃어버린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폭설’ ‘어제 내린 눈’ ‘강가에서’ 등 작품이 관람객들에게 고요한 사유의 시간으로 안내한다.
갤러리는 성격이 서로 다르면서도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평면과 입체작품을 나란히 전시한다. 앞서 부부작가 김지원·박소영에 이어 정보영·정승운 작가의 2인전을 열었다. 조정란 대표는 “회화와 설치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중견작가와 꾸준히 작업을 해왔으나 전시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신진작가의 2인전을 해마다 네댓 차례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02-732-7241).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