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월 472만원? 스위스, 도입 국민투표 부결

입력 2014-05-20 02:22

세계 최고의 최저임금 도입이 스위스에서 결국 무산됐다. 스위스 국영방송 SRF 등은 18일(현지시간) 월 최저임금 4000스위스프랑(약 472만1000원) 또는 시급 22스위스프랑(약 2만5432원)을 보장하는 안건에 대해 76.3%가 반대표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현재 시급은 15스위스프랑(약 1만8040원)이다. 스위스 연방노조연합(USS)과 좌파 정당이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국가인 스위스에서 생존하려면 인상이 필요하다며 국민투표에 상정했다. 대다수가 인상안을 찬성해야 할 것 같은데 부결된 것은 최저임금을 덜컥 올렸다간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바젤시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드 비타씨는 뉴욕타임스(NYT)에 “최저임금이 22스위스프랑으로 오르면 풀타임 직원을 한 명도 고용할 수 없다”고 했다.

임금을 감당하지 못하면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기업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게 네슬레 스와치 등 대기업은 물론 영세업체의 인상 반대 요지였다. 반면 찬성 측은 약 33만명의 구매력이 향상돼 소비를 촉진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NYT는 “스위스가 어느 나라보다 경제적 불평등에 민감한 나라지만 이번 인상은 노동자에게 도리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결됐다”고 해석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