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시아, 5월 20일부터 해상 연합훈련
입력 2014-05-20 03:01
중국과 러시아가 20∼21일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에 맞춰 동중국해에서 연합 군사훈련을 벌인다.
‘해상연합-2014’로 불리는 이 훈련은 올해 3년째로 2012년과 2013년에는 4월과 7월에 각각 진행됐으나 이번에는 CICA 정상회의 개막일인 20일 시작해 26일까지 계속한다.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훈련 개막식에 나란히 참석한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도 갖는다. 두 정상이 CICA 정상회의를 미국의 ‘아시아 회귀’에 맞서 중·러 간 전방위적인 ‘찰떡 공조’를 과시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훈련에는 양국 수상함 14척, 잠수함 2척, 고정익 항공기 9대, 함재 헬기 6대와 2개 특전분대 등이 참가한다고 신경보(新京報)가 19일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태평양함대 기함으로 ‘항모 킬러’라는 별명을 가진 미사일 순양함 바랴크호를 비롯한 반(反)잠수함함, 상륙함 등 군함 6척, 함재 헬기 2대, 1개 특전분대가 18일 오후 상하이 우쑹(吳淞)군항에 도착했다.
중국 측에서는 3개 함대 가운데 동해함대를 위주로 하되 남해, 북해 함대 전력도 부분적으로 참가했다. 2세대 미사일구축함으로 불리는 하얼빈(哈爾濱)호, 중국 해군 주력 구축함인 닝보(寧波)호를 포함해 군함 8척이 동원됐다.
특히 과거 두 차례와는 달리 양국 군함을 혼합 편성한 편대를 구성함으로써 상호 공조의 강도를 높였다. 훈련은 양국 모두 해군 부사령관이 직접 지휘한다. 정박지 방어, 해상 돌격훈련, 반잠수함 작전, 항로확보 훈련, 구조 훈련, 실탄사격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일본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데 이어 동중국해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기 위해 이번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맞불 훈련’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CICA 정상회의는 아시아지역 국가를 중심으로 한 지역안보협의체로 이번이 4차 회의다. 중국은 올해부터 2016년까지 의장국이다. 한국 중국 러시아 인도 등 24개국이 회원국이며 미국 일본 필리핀 유엔 등이 옵서버로 참가하고 있다.
청궈핑(程國平)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언론설명회에서 CICA를 상하이협력기구(SCO·중국 주도의 지역안보협의체)나 독립국가연합(CIS), 동남아국가연합(ASEAN) 같은 지역조직으로 만들거나 체계적인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신뢰할 수 있는 친구로 중국과의 왕래를 확대하는 것은 러시아 외교정책의 최우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사이가 최고의 협력 관계에 있다는 말도 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회원국들이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한 입장을 담은 ‘상하이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