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2013년 암환자 중 우울증 6600여명
입력 2014-05-20 02:29
암 유병자 100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의료기술 역시 혁신적으로 발전해 이제는 암에 대한 인식도 과거 ‘무조건 죽는 병’에서 ‘관리가 가능한 질환’으로 바뀌고 있다. 이처럼 치료기술은 발전했지만 여전히 암은 환자나 그 가족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다. 이 때문에 타 경증 질환자에 비해서도 정신건강이 더 위협받는다. 특히 질환치료에 집중되면서 오히려 정신건강은 방치되기 쉬워 치료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암으로 진료 받은 환자 중 ‘정신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3만177명(남자 1만2686명, 여자 1만7491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으로 진료 받은 환자가 자살 등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우울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6657명으로 나타났는데 남성(2703명)에 비해 여성(3954명)이 더 많았다.
또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자료(한국인 암 예방연구 대상자 238만4045명 대상)에 따르면 암 진단 후 5년 이상 경과한 집단에 비해 암 진단 6개월 미만인 집단에서 자살위험도가 남성 2.6배, 여성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자살위험도가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암 발생 후 1년 증가할 때마다 자살 위험도는 남성 11%, 여성 12%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암 진단을 받은 대상자 중에서 암 진단 1년 전, 암 진단 후 기간별로 우울증 관련 외래 이용과 자살 위험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 우울증 관련 외래를 이용하지 않은 대상자에 비해 암 진단 전 1년 동안 우울증 관련 외래를 이용한 대상자의 자살 위험도가 남성 1.85배, 여성 7.03배 높았다. 이를 암 진단 전후 우울증 관련 약물 처방과 관련성으로 분석했을 때 우울증 관련 외래를 이용하지 않은 대상자에 비해 암 진단 전 1년 동안 우울증 관련 외래를 이용한 대상자의 자살 위험도가 남성 1.48배, 여성 1.64배 높게 나타났다.
또 암 진단 후 외래 이용을 자살 위험도와 비교 분석한 결과에서는 외래 이용을 조기에 받은 경우의 자살 위험비가 남녀 모두에게서 낮게 나타났다. 1개월 이내에 치료한 경우 남성은 0.93배, 여성은 0.73배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암 진단 후 조기에 우울증에 대한 사정 및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암환자뿐만 아니라 환자 가족의 정신건강도 위협받고 있다. 국립암센터가 지난 2011년 310명의 국립암센터 암환자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우울증 선별검사를 시행한 결과 67%의 보호자들이 높은 수준의 우울 증세를 갖고 있었으며, 우울 증세가 극심해 조치가 필요한 경우는 35%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간병으로 인해 보호자에게 많은 신체적·정신적·경제적·사회적 부담을 유발하기 때문인데 특히 최근 국내 한 연구에서는 암환자 가족 간병인들 중 1.7명꼴로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으며, 실제 자살 시도를 한 경우도 100명 중 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는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전문 상담원들이 정신건강 증진에 나서고 있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