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팀 “유병언 일가 검거 때까지 퇴근 않겠다”
입력 2014-05-19 03:11
검찰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를 향해 ‘사회 거악’이라며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수사팀은 “유 전 회장 검거 시까지 퇴근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가 신도들을 총동원해 방어막을 치고 여론전에 들어가자 검찰도 사활을 건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을 지휘하고 있는 김회종 2차장검사는 18일 “유 전 회장 일가가 자진출두하지 않을 경우 수사팀은 공권력을 우롱하고 검찰과 법의 권위에 도전하는 거악의 부패 기업인(企業人) 유 전 회장과 아들에 대해 대한민국 어디까지라도, 그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본래의 죄질과 도망했다는 나쁜 정상이 함께 가중된 법정 최고형의 처벌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인천지검 최재경 검사장과 특별수사팀 검사 전원이 유 전 회장 일가를 검거할 때까지 퇴근하지 않고 청사에서 철야 근무하면서 은신처를 추적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수사에 임하는 각오’라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구원파의 종교탄압 주장에 대해서도 “황당하다. 수사팀 검사들이 굉장히 분개해 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그동안 구원파 성도들이 자칫 불법 폭력시위나 공무집행 방해, 범인 도피 등의 형사처벌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인내하고 자제해 왔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과 선이 닿아 있는 구원파 내부 인물을 직접 접촉해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하며 자진출석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구원파 뒤에 숨어 20일로 예정된 법원의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금수원 강제진입 가능성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16일 유 전 회장이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잠적하자 곧바로 검사 3명과 수사관 40명으로 구성된 ‘유병언·유대균 검거전담팀’(팀장 주영환 외사부장)을 구성, 구원파 소유 영농조합 10여곳과 대구의 유 전 회장 자택 등을 수색했다. 전날에는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온 신도 차량을 이용해 탈출을 시도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경찰에 금수원 주변 차량 검문검색 강화를 지시하고 추적팀 30여명을 잠복시켰다.
한편 인천지검 해운비리전담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은 이날 직무유기,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동해해양경찰청 특공대장 장모(56) 경정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 경정은 지난해 인천해양경찰청 해상안전과장 재직 당시 인천항 선주 모임인 ‘인선회’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다. 그는 부하 직원들이 인천항 여객선의 승선인원 초과 사실을 보고하자 ‘봐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전웅빈 정현수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