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6·4 지방선거 (10) 전북도지사] 세월호 심판 목소리 속 경제 살리기 기대감

입력 2014-05-19 03:05


“선거가 언제죠? 요즘 정신이 사나워 투표를 언제 하는지도 모르고, 꼭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18일 전북 전주시 효자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유모(48·자영업)씨는 투표 의사에 대한 질문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6·4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끝났는데도 전북에서는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에서 나타난 정부의 무능과 무대책은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살리기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감도 컸다.

전주한옥마을 경기전 앞에서 장기를 두던 이모(72)씨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에게 투표하겠다. 당보다는 인물을 보고 찍겠다”고 밝혔다. 군산에서 왔다는 박모(51)씨는 “지역발전을 제대로 이끌고 도민들의 삶에 재미를 안겨주는 후보가 당선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북대 앞 커피숍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21)씨는 “아무래도 졸업 뒤 취업이 걱정된다. 새로 뽑히는 도지사는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며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전북도지사 선거에는 3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송하진(62) 후보는 전주시장을 두 번 역임했다. 새누리당 박철곤(62) 후보와 통합진보당 이광석(63) 후보는 지방선거엔 처음 도전하는 새 얼굴이다.

송 후보와 박 후보 모두 정통 관료 출신으로, 동갑내기 행정 달인이다. 송 후보는 행정고시 24회로 박 후보(행시 25회)보다 1년 먼저 고시에 합격했다. ‘힘 있는 도지사론’을 내건 박 후보는 전북 진안 출신으로 총무처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2009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차관급)을 지낸 ‘총리실맨’이다. 야당 인사의 부지사 발탁 등을 골자로 한 연립지방정부 구상을 발표하고 ‘김대중(DJ) 정신’ 계승을 앞세워 불모지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북 김제 출신의 송 후보는 중앙정부에서 5년, 전북도에서 20년간 공직을 지낸 뒤 민선 4·5기 전주시장을 역임하는 등 33년간 행정가로 활동했다. 전주시장 재임 기간 ‘전주한옥마을’을 국내 대표적 관광지로 발전시켰고 첨단 탄소산업을 집중 육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 후보는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던 당내 경선에서 안철수 공동대표 측 강봉균 예비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며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전북 군산 출신의 통합진보당 이 후보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농민운동에 몸담았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