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 강사 교육’ 커리큘럼 만든 최의헌 원장 “자살예방교육은 목회자·사회 소통 통로”
입력 2014-05-19 02:25
“자살예방교육은 목회자가 세상으로 나아가는 통로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의사이면서 목사이자 심리상담가인 최의헌(47·연세로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자살예방활동이 교회와 사회를 잇는 가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자살예방센터(이사장 이문희 목사)가 처음 실시하는 ‘자살예방을 위한 강사 교육’의 커리큘럼을 직접 만들었다.
최 원장은 18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목사와 전도사 등 목회자는 자살예방활동의 최전선에서 일하기에 더없이 좋은 분들”이라며 “이번 교육과정은 사모까지 포함해 목회자를 자살예방교육의 강사로 세우기 위한 취지에서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자살예방교육은 사회활동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목회자들이 교회 밖 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 통로이자 가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살예방활동은 특성상 단 한번으로 이뤄질 수 없고 강사와 교육생의 상호 교류가 동반돼야 한다는 점 등에서 목회자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한 달이 지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서도 그는 심리·목회상담가로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한 달이라는 기간은 심리적 공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시점”이라며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벗어나는 시점은 일반적으로 충격이나 재난이 있은 후 3개월 정도가 지나야 한다”면서 피해자들에 대한 지속적 도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고 초기에 집중된 희생자 유가족이나 피해자들을 위한 자원봉사 등 외부 관심과 지원이 최소한 3개월까지는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크리스천들의 경우 큰 충격에 따른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최 원장은 “어떤 기본적인 원칙(처방)을 기계적으로 제공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 “무엇보다 당사자가 ‘이 같은 일이 왜 나한테 일어났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노력이 중요한데, 세상적 관점이 아닌 신앙적 관점에서 풀어나갈 수 있도록 본인의 노력과 주위 도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재난 가운데 고통 받은 이들 옆에 그냥 있어 주는 것이 ‘공감’의 실제적인 기술”이라며 “‘옆에서 가만히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기독교자살예방센터가 마련한 자살예방을 위한 1기 강사 교육은 오는 20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청파로 굿네이버스 강당에서 열리며, 2기 교육은 내달 17일 서울 서초구 나루터로 신반포중앙교회에서 진행된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