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프다고 모두 심장병 아니다
입력 2014-05-19 02:18
많은 사람들이 가슴이 아프면 일단 심장병을 의심하고 걱정하지만, 흉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사실 매우 다양하다. 가슴 속에는 심장 외에도 흉통과 유사한 통증을 일으키는 기관이 여럿 있다. 대동맥, 폐, 식도 등이 그것이다. 이들 장기를 보호하는 늑골과 흉곽 근육도 있다.
이들 중 어느 한 곳에만 이상이 있어도 흉통이 발생한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교수는 “특히 운동과 관계없이 수 초간 예리한 바늘로 콕콕 쑤시는 듯한 흉통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협심증일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식도성 흉통=전형적인 협심증의 흉통처럼 가슴이 조이거나 뻐근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협심증으로 오인하기 쉬운 흉통이다. 평소 소화 장애, 속 쓰림이나 신트림이 있고, 몸을 앞으로 구부릴 때나 누웠을 때 주로 아픈 경향이 있다면 식도 쪽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또 식도성 흉통은 운동을 할 때는 잘 나타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식도성 흉통은 ‘역류성 식도염’에 의해 발생한다.
◇근육통=늑골과 흉곽의 근육 이상으로 발생하는 흉통도 비교적 흔한 비(非)심장성 흉통 중 하나다. 협심증에 의한 흉통이 정확하게 아픈 곳을 콕 찍기가 힘든 ‘전반적 흉통’인데 반해 근육통은 특정 부위가 집중적으로 아픈 게 다른 점이다. 특히 그 부위를 손으로 눌러봤을 때 압통을 느끼거나 상체를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 심해진다면 단순 근육통일 가능성이 높다.
◇늑막염, 기흉=기침을 하거나 숨을 크게 들이마셨을 때 악화되는 흉통이라면 늑막염 혹은 기흉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늑막염은 대부분 결핵 후유증으로 생긴다. 또 기흉은 공기주머니에 해당하는 폐에 구멍이 생겨 그 틈으로 공기가 새고, 그로 인해 늑막강 내에 공기나 가스가 고이는 병이다.
◇신경성 흉통=마음의 병으로 가슴이 아플 수도 있다. 이 경우는 기분이 좋을 때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보통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나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할 때 흉통을 느낀다. 통증 부위도 일정치 않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게 특징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도 비심장성 흉통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이 때는 띠 모양의 홍반이 피부에 나타나 옷깃에 스치기만 해도 심한 아픔을 느끼게 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