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사장 퇴진” KBS 보도본부 부장단 총사퇴… 새노조는 총파업 투표 진행

입력 2014-05-17 02:46

KBS 보도본부 부장들이 16일 길환영 사장 퇴진을 촉구하며 총사퇴를 결의했다.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사퇴한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 이어 부장단까지 일괄 사의를 표명하면서 길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도본부 부장들은 사내게시판에 부장단 일동 명의로 ‘최근 KBS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들은 “20년 이상을 뉴스현장에서 보낸 우리들은 우리의 보람이자 긍지여야 할 KBS가 날개도 없이 추락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며 “피해는 결국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부장단은 “KBS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길 사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공영방송 KBS와 그 구성원들을 욕보이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KBS 내부에서는 보도 독립성 훼손을 이유로 경영진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지난 7일엔 KBS 막내급 기자들이 사내게시판에 ‘반성문’을 게재했으며, 9일엔 기자직을 제외한 직군이 중심이 된 85명이 사측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서를 올렸다.

최근 김 전 보도국장이 사석에서 “세월호 사망자가 교통사고 사망자에 비하면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불거져 논란이 됐다. 길 사장은 지난 9일 청와대 앞에서 농성 중이던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 공식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은 계속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도본부 부장단까지 길 사장 퇴진을 요구하면서 길 사장은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다. KBS 이사회 소속 이사 4명도 이날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는 21일부터 사흘간 조합원 1100여명을 대상으로 총파업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다. 새노조는 “타 본부 간부들까지 길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입장표명과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전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