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베트남 갈등상황에 미국은 객관성 유지해야”… 중국군 총참모장, 美외교정책 비판
입력 2014-05-17 03:07 수정 2014-05-17 14:49
팡펑후이(房峰輝)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펜타곤(국방부 청사)에서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을 추진하면서 주변국들이 이를 기회로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한 것이나, 남중국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이 모두 미국의 영향력을 등에 업은 관련국들의 행동에 원인이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군 수뇌부가 미 심장부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을 정면으로 공박한 것이다.
팡 총참모장은 베트남과의 갈등에 대해 “미국은 객관적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중·미 관계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도 남·동중국해를 둘러싼 ‘미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최근 해상 문제와 관련해 책임지지 않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일부 국가들이 위험한 도발을 하도록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러한 입장 표명은 역내 질서를 재편하기 위한 의도된 행보라는 분석이 많다.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는 수위를 높이자 이에 끌려갈 수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기 위해 파라셀(중국명 시사,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부근에서 석유 시추 강행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는 관측이다.
베이징·워싱턴=정원교 배병우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