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대로 보내 달라” “한국서 협조해 달라”… 홍명보-QPR ‘윤석영 줄다리기’

입력 2014-05-17 02:44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에 따라 윤석영(24)을 보내 달라.”

홍명보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QPR은 “대한축구협회가 협조해 달라”며 홍 감독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홍 감독은 ‘윤석영 줄다리기’가 자칫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QPR은 오는 24일(한국시간) 더비 카운티를 상대로 ‘축구의 성지’ 웸블리 경기장에서 프리미어리그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전을 치른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로 갈 팀이 결정되기 때문에 해리 레드냅 QPR 감독으로서는 전력 차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레드냅 감독은 지난 시즌 내내 측면 수비수로 뛰었던 베누아 아수 아코토가 원소속팀인 토트넘으로 복귀해 버려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윤석영이 필요하다.

영국 언론 ‘웨스트 런던 스포트’는 최근 “니코 크란차르(크로아티아) 역시 최근 브라질월드컵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 크로아티아에 합류해야 하지만 QPR은 크로아티아 축구협회와 소집일을 늦출 수 있도록 합의를 마쳤다”며 “QPR은 대한축구협회와도 합의점을 찾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월드컵 예비명단에 오른 선수들은 FIFA의 보호를 받는다. 이들은 선수보호기간 규정에 따라 19일부터 소속팀 경기에 뛸 수 없다. 하지만 해당국가 축구협회의 양해가 있을 경우 예외적으로 출전이 가능하다.

홍 감독은 대표팀 전체를 위해서라도 윤석영이 빨리 합류하길 원하고 있다. 홍 감독은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까지 선수들의 전체적인 몸 상태를 고르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홍 감독은 ‘윤석영 사태’가 다른 리그로 확산될까 우려하고 있다. 한창 시즌을 치르고 있는 중국 구단들도 핵심 자원인 하대성(29·베이징 궈안), 박종우(25·광저우 부리), 김영권(24·광저우 헝다)의 귀국을 늦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하대성은 18일, 박종우와 김영권은 19일에 귀국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혀 있다. 이들의 소속 구단은 21∼22일 리그 경기를 치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