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치유상담대학원大 설립 정태기 총장 “치유상담 ‘큰 사람’ 키워낼 것”
입력 2014-05-17 02:19
크리스찬치유상담연구원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치유사역에 힘써왔다. 연구원은 오랜 기간의 임상경험을 통해 ‘가정은 마음의 그릇을 구워내는 가마’와 같은 곳임을 확인했다. 큰 항아리와 같은 큰 사람을 키울 수 있는 곳이 가정이라는 생각으로 ‘항아리 만들기 운동’을 펴고 있다. 이는 자녀들 앞에서 기도하고 성경을 읽으며 섬기는 모습을 서약하고 실천하는 가정회복운동이다. 항아리 만들기 운동을 통해 1만원, 2만원 개미군단 헌금이 모였다. 헌금은 크리스찬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설립의 종잣돈이 됐다. 학교는 오는 9월 1일 개교한다.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치유상담연구원에서 정태기(75) 총장을 만났다. 정 총장은 지난 1월 교육부로부터 크리스찬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설립인가를 받고 총장에 취임했다. 그는 “‘나라를 살리고 가정을 살리고 교회를 살리고 민족을 살린다’는 설립취지로 큰 사람을 키우는 것이 교육목표”라며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도 상처를 진단하고 치유할 수 있는 전문가를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는 기독교전인치유상담학과와 가족상담학과로 운영된다. 기독교전인치유상담학과는 치유를 목표로 기독교와 상담을 실제적이고 학문적인 관점에서 연구한다. 정 총장은 “치유는 개인뿐 아니라 이웃과 소속된 공동체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적인 치유를 의미한다”며 “나아가 하나님과의 관계회복과 성장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갖는다”고 밝혔다. 기독교적 신앙에 근거한 이런 전인건강은 영적, 정신적, 신체적, 관계적, 사회적, 자연생태적 건강을 통합한다. 이 학과에서는 전인건강의 모든 분야를 가장 중요하게 유지시켜 주는 영적 건강에 초점을 맞춘다. 기독교적 영성과 신학이 상담과 어떤 관련을 갖는지 배운다.
가족상담학과는 가정을 살리기 위해 개설됐다. 사실 이 학과는 오래된 정 총장의 소망이기도 하다. “16년 전 유대인 지도자를 만났는데, 그가 한국이 통일되지 않는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큰 사람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겁니다. 큰 사람을 키우는 건 사실 가정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가정을 살려야겠다는 결론에 이른 거지요.”
사회가 병들고 정치판이 싸우고 학교폭력문제가 심각한 것은 모두 가정의 문제라고 정 총장은 지적했다. 결국 기독교적 세계관과 신앙에 근거, ‘가정을 살리는’ 사명을 감당할 가족상담 전문가를 키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거다.
한국내적치유사역을 대표하는 정 총장은 ‘상처입은 치유자’다. 두 가정을 거느린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마음이 병들어갔다. 35세 때까지 대인관계를 못하고 사람들 앞에 서지 못했다. 30세에 미국 유학을 갔으나 5년 동안 학교에서 그를 지켜본 결과 소망이 없다며 한국으로 돌려보내질 뻔했다. 세계적인 치유학자인 웨인 오츠 박사가 그에게 “너는 치유받아야 한다”고 권면했다.
미국의 켄터키 치유상담 공동체에서 5개월간 치유 받았다. 공동체에 들어갈 때는 ‘재봉틀’이었는데 나올 때는 ‘무대체질’로 바뀌었다. 재봉틀은 사람들 앞에 서면 너무 떤다고 어릴 때 붙은 별명이다. 하나님은 과거의 상처를 끌어안고 살았던 그를 치유하고 가족치료를 통한 회복운동을 펴도록 부르셨다. 1997년 치유상담연구원을 설립해 지금까지 1만8700명을 치유하고 10만명 이상을 상담했다. 또 해외교포들도 몰려오는 ‘영성치유수련’을 87회까지 진행했다. 오는 29∼31일 경기 안성수양관에서 88회를 실시한다.
정 총장은 “치유상담연구원에서도 교육하지만 세계적 학문기관과의 연대를 유지하기 위한 전문 교육기관의 필요에 의해 이번에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는 20일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자격은 국내외 대학에서 학사학위 취득자나 예정자, 동등 이상의 학력이 인정되는 자로 주·야간 25명씩이다(02-599-2466).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