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한 달] 檢은 자진출석 유도하는데… 잠적 유병언, 5월 16일 나올까?

입력 2014-05-16 03:35


16일 오전 10시 검찰에 출두토록 통보된 유병언(73·사진) 전 세모그룹 회장이 15일까지도 출두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잠적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는 “공권력의 교회 진입을 반대한다”며 수사 협조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검찰은 “법을 무시하는 태도”라며 반박했다.

구원파는 이날 경기도 안성 금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 침몰 사고는 청해진해운보다 해경의 책임이 크다”며 “검찰 수사가 공평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구원파 측은 “구원파라는 이유만으로 온갖 비리를 수사해 사람들을 다 가두고 있다”며 이번 수사가 ‘종교탄압’이라는 논리도 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즉각 “종교탄압 운운하는 사실 왜곡과 법 무시 태도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내용의 입장을 표명했다. 검찰은 “청해진해운과 관계사가 수익을 다른 곳으로 유출해 선박 안전 등에 필요한 투자를 못했고 그로 인해 세월호 참사가 빚어졌다”며 “유 전 회장 일가는 수사에 임하라”고 요구했다.

검찰의 이런 대응은 유 전 회장의 자진출석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구원파 내부에서도 자진출석과 수사 협조 문제에 대해 찬반 입장이 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경에도 예수님이 도망가셨다는 내용은 없는 걸로 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를 검거하는 경찰관에게 1계급 특진과 포상을 하도록 경찰청에 요청하는 등 강경 수사 의지도 내비쳤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장녀 섬나(48)씨가 현재 프랑스에 거주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강제구인을 위한 사법공조를 진행하기 위해 법무부 소속 검사를 파견했다. 미국 국토안보조사국(HSI) 한국지부도 한국제약 김혜경(52) 대표와 ㈜다판다 김필배(76) 전 대표에 대한 체류자격 취소를 본국에 요청했다. 김씨 등은 체류자격이 취소되면 곧바로 강제 추방된다.

한편 유 전 회장 측은 지난 7일 미국에 유 전 회장 사진 작품의 예술성을 홍보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급조해 등록하며 사진의 가치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