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수수료 장사’ 반성합니다” 주진형 한화증권 사장 글 화제

입력 2014-05-16 02:29


“오래전부터 증권사들은 고객의 이익보다 회사와 직원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여겨왔습니다. 고객에게 가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수수료를 더 받기 위해 주식 매매를 유도하곤 했습니다.”

주진형(사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그동안의 영업행태에 대한 통렬한 반성문을 썼다. 그는 침체된 주식시장의 원인이 증권업계 내부에 있다고 진단했다. 한화증권은 주 사장의 반성이 담긴 편지가 자사 홈페이지 ‘고객약속’란에 최근 올라왔다고 15일 밝혔다.

편지는 반성으로 시작했다. 주 사장은 “오랫동안 증권업계가 우리 사회에서 맡은 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왔다. 고객을 위해 증권사가 있지 증권사를 위해 고객이 있는 게 아니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증권사들이 간과하고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운을 뗐다.

주 사장은 고객이 있어야 회사가 있다며 영업방식 전면 개편을 선언했다. 그는 먼저 과도한 주식매매 실적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고객에게 무리하게 주식을 사도록 해 자신의 실적만을 올리려 했던 관행을 없애려는 것이다. 이에 매매수수료를 기준으로 해 온 성과급도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고객만족도, 고객 자산 증대, 비용 효율성의 세 가지로 지점별 성과급을 주기로 했다.

리서치센터 운영도 바뀐다. 주 사장은 “리서치센터가 펀드매니저와 기업 눈치를 보고 매도 의견을 꺼리면 리서치센터의 존재 이유가 없다”며 “1년에 하나의 보고서를 내더라도 고객 투자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보고서를 내겠다”고 했다.

주 사장은 “이런 고객 중심 영업방식 개편은 쉬운 일은 아니고 직원들에게도 단기적으로 고통스럽겠지만 그래도 하겠다”며 글을 맺었다.

진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