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명이’ 캐다 추락사 잇따라… 2011년 이후 74명 죽거나 다쳐

입력 2014-05-16 02:27

울릉도 대표 특산물인 명이(산마늘) 가격이 급등하면서 매년 이를 채취하려다 추락해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북 울릉군과 울릉경찰서는 2011년 이후 지금까지 울릉도에서 명이를 채취하다 14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쳤다고 15일 밝혔다. 올해 들어서도 4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0일 울릉읍 사동리 계곡에서 A씨(70)가, 같은 달 23일에는 서면 남양리 계곡에서 B씨(55)가, 21일에는 서면 태하리 골짜기에서 C씨(80)가 채취 과정에서 추락사했다.

명이는 울릉군에 자생하는 특산물이다.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먹을 것이 귀했던 울릉도 개척 당시 사람들의 끼니 역할을 했다.

이런 명이가 요즘 ㎏당 2만원에서 2만5000원에 거래될 정도로 수년 전부터 주민들의 짭짤한 수입원으로 각광받게 되자 무분별한 채취가 이뤄지고 있다고 울릉군 관계자는 밝혔다.

명이 채취는 매년 4월 21일부터 5월 10일까지 울릉군산림조합이 발급하는 채취증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육지에서 들어온 무허가 채취꾼들까지 울릉도 전역을 누비고 있어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주민 김명수(55)씨는 “명이 채취 휴식년제를 시행하거나 허가받지 않은 채취꾼에 대한 입산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불법채취 행위를 경찰과 함께 단속하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하다”며 “휴식년제 도입 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울릉=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