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의 살아있는 전설, 그가 온다… 폴 매카트니 5월 28일 첫 내한공연
입력 2014-05-16 03:46
영국의 전설적 밴드 비틀스가 남긴 업적을 일일이 열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1960년 결성돼 1963년 첫 정규 음반을 내놨던 이 팀은 1970년 해체할 때까지 세계를 뒤흔들었다. 특이한 건 비틀스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비틀스는 지금도 세계 최고의 인기 밴드다.
특히 올해는 관심이 더 높아졌다. 비틀스가 미국 시장에 진출해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기 시작한 지 50년이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폴 매카트니(72)의 첫 내한공연이 확정되면서 국내 수많은 비틀스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전설이 온다=매카트니의 첫 내한공연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다. 예매는 지난달 8일 시작됐는데, 국내 비틀스 팬들은 티켓을 확보하느라 전쟁을 치러야 했다. 주최사인 현대카드 결제시스템엔 8만명이 동시 접속해 결제창이 다운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공연 좌석이 순식간에 전석(4만여석) 매진된 건 불문가지다.
현대카드는 2007년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라는 콘서트 브랜드를 만들어 지금까지 내로라하는 팝스타들의 내한공연을 성사시켰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매카트니의 내한공연을 둘러싼 열기를 설명하면서 2012년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콘서트를 거론했다.
그는 “가가는 현존하는 최고의 팝스타지만 매카트니 정도는 아니었다. 매카트니 공연 예매에 몰린 사람이 가가의 콘서트 때보다 10배 많았다”며 “한국 공연을 보러 오고 싶은데 표를 구할 수 없느냐는 문의가 일본을 비롯해 미국, 영국에서도 오고 있다”고 전했다.
비틀스 멤버 4명 중 매카트니는 1980년 작고한 존 레넌과 함께 팀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비틀스의 대표적 명곡인 ‘예스터데이’ ‘렛 잇 비’ ‘헤이 주드’를 작곡했다. 매카트니는 1999년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제치고 영국 BBC가 뽑은 ‘밀레니엄 최고 작곡가’에 선정됐다.
매카트니는 내한공연을 앞둔 지난달 3일 유튜브에 한국팬을 위한 영상 메시지를 남겨 눈길을 끌었다. “드디어 한국에 갑니다. 기대가 큽니다. 우리 모두 함께 신나는 록앤롤을 즐깁시다. 코리아!”
◇비틀스의 힘=비틀스가 세계 대중문화의 심장인 미국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건 1964년 2월이었다. 미국에서 비틀스의 인기는 이미 시작된 터여서 이들의 방문은 큰 화제가 됐다. 당시 비틀스가 출연한 미국 CBS ‘에드 설리번 쇼’의 시청률은 60%가 넘었다.
비틀스는 이후 전인미답의 성공가도를 달렸다. 1964년에 미국에서 판매된 싱글 음반의 60%가 비틀스 앨범이었다. 해체하기까지 이들이 빌보드 차트 정상에 랭크시킨 노래는 20곡에 달한다.
미국 매체들은 당시 비틀스 열풍을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영국의 침략)’이라고 명명했다. 미국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20세기를 정리하면서 ‘브리티시 인베이전’을 ‘20세기 록 음악계의 역사적인 100가지 사건’ 중 1위에 올렸다.
세기가 바뀐 지금도 비틀스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브리티시 인베이전’ 50주년인 올해엔 비틀스의 업적을 기리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선 미국 밴드 마룬파이브 등이 참가하는 헌정공연이 열렸다. CBS CNN 등 미국 방송사들은 특집 방송을 내보냈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대중음악 역사의 맨 꼭대기에 비틀스가 있다. 여타 뮤지션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며 “앨범마다 혁신을 거듭하며 미지의 세계로 세계인들을 이끈 팀”이라고 평가했다.
이경준 음악평론가는 “비틀스 음악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 이들의 음악은 언제 들어도 새로운 감흥을 주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고전이다”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