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부산·광주 ‘단일화’ 핵심 변수… 여야, 텃밭서도 안심 못한다

입력 2014-05-15 03:24

6·4지방선거 후보등록을 앞두고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진척을 보이면서 여야의 텃밭인 부산과 광주시장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부산시장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야권 단일화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광주시장은 전략공천 파동 속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용섭 후보가 14일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두 곳 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돼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모두 자신들의 본거지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강 시장과 이 후보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새정치연합 안철수·김한길 두 사람의 밀실야합으로 공천된 낙하산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려 광주의 정체성과 광주시민의 자존심을 되찾고 한국 정치의 새 지평을 열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단일화에 합의했다.

양측은 단일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늦어도 오는 28일까지 단일화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단일화 과정의 진통이나 단일화 후 화학적 결합 등 넘어야 할 산이 남았지만 지역적 특성상 숨어 있는 새정치연합 표를 고려하면 양측 모두 당장 단일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기자회견에서도 두 후보는 “단일화는 시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선거가 새정치연합 윤장현 후보와 무소속 단일후보의 양강 구도로 재편된다면 강 시장과 이 의원의 높은 인지도, 조직세와 더불어 낙하산 공천에 부정적인 광주 표심이 결집돼 새정치연합에 불리한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여유 있게 1위를 달리던 부산도 야권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김 후보와 오 후보는 지난 13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집중토론을 갖고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실무협상 3시간 만에 김 후보 측이 “오 후보가 단일화 방식의 일괄 타결만 요구하고 있다”며 협상 제의를 전격 철회했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오 후보가 김 후보의 캠프를 방문해 비공개 회동을 가진 뒤 “단일화 협상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0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당시 야권 단일후보였던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허남식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추격하기도 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서 후보에 이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오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될 경우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