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조평통 발언이 핵실험보다 위협적”
입력 2014-05-15 03:31
미국 백악관 관계자는 13일(현지시간) “한국 국방부 대변인 발언에 대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이 현 시점에서 북한의 핵실험 위협보다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2일 “북한은 없어져야 할 국가”라고 한 김민석 대변인 발언에 대한 북한 국방위원회와 조평통의 반응을 언급하면서 “특히 조평통 성명이 ‘(김 대변인을) 엄벌하지 않으면 청와대도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등 구체적이고, 국방위 성명이 발표된 직후 또 나왔다는 점에서 불안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CBS 앵커 밥 쉬퍼 주재로 열린 한반도 정책 세미나 직후 일부 기자들과 만났다.
이 관계자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으로부터 새로운 위협이 언제나 있어 왔고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해 이번 조평통 성명에 담긴 북측의 위협 수준을 당시와 유사하게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이로 인한 남북 간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북한 핵 위협보다 더 심각하게 본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은 김 대변인 발언으로 촉발된 남북 긴장상황을 미 정부가 매우 우려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에도 조평통 성명과 같은 내용으로 김 대변인을 강하게 비난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한편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중국 정부와 모든 종류의 북한 비상사태(all kinds of contingencies)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북한 비상사태 문제는 중국과의 협의에서 때때로 제기되는 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